국방비 北 GDP 1.4배…내년 국방예산 73조원 편성
레이저·AI 지휘체계 개발 가속…병사·부사관 복무 선택
박정희·노무현 국방정책 평가…‘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이재명 대통령이 국군의 날을 맞아 “지금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가지고 있다”고 단언했다. 한국의 군사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첨단전력 개발과 병력구조 개편, 장병 처우 개선을 통해 군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기념사에서 한국의 국방비가 북한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4배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를 “세계 5위의 군사 강국이자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평가하며 “장병 한 분 한 분의 기량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전날 울산에서 열린 대호김종서함 진수식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대호김종서함을 우리 기술로 만든 여섯 번째 최신예 이지스함으로 소개하며 “그 앞에 서니 감회가 참으로 남달랐다”고 밝혔다.
소총 한 자루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나라가 최첨단 전차와 자주포, 전투기와 함정을 생산·수출하는 군사강국으로 성장했다는 점도 부각했다.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던 나라가 이제는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됐다며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낼 충분한 힘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의 역량을 뒷받침할 내년도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8.2% 늘어난 73조원으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는 1997년 우리나라 전체 예산액보다 높은 수치”라며 앞으로도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추가적인 국방개혁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규범보다 힘이 앞서는 일이 잦아지고 세계 곳곳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드론, 로봇, 우주·사이버 영역의 첨단기술이 전쟁 양상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 역시 우리 군이 넘어야 할 도전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도전을 넘어서는 길은 강력한 국방 개혁뿐”이라며 “인공지능과 유무인 복합체계를 고도화하고, 이에 맞게 군 구조를 개편하고, 국방태세 전반을 재설계하여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반드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미사일 위협을 조기에 탐지하고 요격·대응하는 한국형 3축체계도 고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고에너지 레이저 요격무기와 AI 기반 지휘통제 체계, 고위력 미사일 등 미래전력 개발을 앞당겨 우리 군이 주도하는 억제·대응 역량을 획기적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예비전력과 관련해서는 내실 있고 효율적인 동원훈련과 상비 예비군 제도를 통해 예비군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청년들의 구체적인 복무 방식도 설명했다. 복무기간이 짧은 병사와 복무기간은 길지만 취업·교육 등 미래 설계가 가능한 기술집약 부사관 가운데 원하는 복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병력구조는 간부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장병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내년부터 초급간부 기본급과 단기복무 부사관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인상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병의 인권을 보장하고 복무 여건을 근본부터 개선해 군 복무를 자랑스러운 선택으로 여길 수 있는 군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강력한 국방력은 무기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여러분의 사기가 곧 국방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라는 원칙에 맞는 노력을 끝까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또 “나라와 공동체를 위한 희생이 개인의 희생으로 끝나서는 결코 안 된다”며 희생의 가치를 인정할수록 ‘제복 입은 시민’들이 더 큰 자긍심을 갖고 복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헌신에 합당한 대우와 예우로 보답할수록 안보도 튼튼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병의 헌신에 대해선 “우리가 누리는 이 평범한 하루가 누군가의 위험 위에 서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부상 장병들의 가족에게도 깊은 위로를 전했다.
역대 정부의 국방정책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소총 한 자루부터 우리 손으로 만들자며 방위산업의 첫 삽을 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방개혁과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의지로 그 꿈을 한 걸음 더 진전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주국방은 곧 주권”이라고 강조했다.
강한 국방력이 지향할 안보관으로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싸워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보다 더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과 북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이기는 길’을 찾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뢰 형성에 대해서는 “신뢰는 한 번의 말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 비로소 조금씩 조금씩 쌓여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잡하게 얽힌 남북관계의 매듭도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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