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 분기에 영업이익 100조원은 숫자만 놓고 보면 쉽게 감이 오지 않는 규모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을 두고 10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예상하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을 200조9000억원, 영업이익을 105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 실적 전망치도 매출 203조5852억원, 영업이익 109조4939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실제로 10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다면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이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실적 규모가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실적이 늘어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배경은 역시 메모리 반도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면서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었고,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메모리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보다 각각 18%,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출하량까지 늘어나면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은 그만큼 개선될 수 있다.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부터 HBM4 출하를 본격화하고 있다. HBM은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핵심 메모리인 만큼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될수록 수요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일반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보다 10~15%, 낸드플래시 계약가격은 15~2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가격 역시 23~28%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계속되는 가운데 메모리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와 서버용 제품에 생산능력을 집중하면서 일반 메모리 공급 여력까지 빠듯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다음 분기에도 메모리 가격이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반도체 호황이 과거와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되는 데다 장기 공급계약이 확대되면서 메모리를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반도체 호황이 영원히 이어질 수는 없다. AI 투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거나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크게 늘어나면 가격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의 설비투자 둔화 역시 변수다.
그래도 지금 시점에서 보면 삼성전자의 실적을 둘러싼 분위기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한동안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았던 HBM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는 가운데 메모리 가격 상승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경쟁력 회복과 메모리 호황이 다년간 이익의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2027년 HBM 평균판매가격 상승률이 45%로 예상되고, 수요에 따라 추가 상향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부족이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장기 공급계약 강화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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