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악성 미분양’ 47% 훌쩍

‘세컨드홈’ 특례 확대도 무용지물

"일자리 없이 시장 회복 불가능"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지방 미분양 주택이 5만채 턱밑까지 차올랐다.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여러 세제 특례를 제공하고 있지만 시장 외면을 받으면서 유명무실한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지방의 미분양 주택은 4만9998호로 전월 대비 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만3711호로 전체의 47.4%를 차지한다.

정부는 장기간 지속 중인 지방 부동산 침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컨드홈 특례 등을 통해 세금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세컨드홈 특례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주택을 소유한 자가 지방 인구감소지역에 두 번째 집을 사더라도 다주택자가 아닌 1주택자로 인정하는 제도로 2024년 도입됐으며, 지난해 대상 지역을 기존 84곳에서 인구감소관심지역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강원 강릉과 속초, 경북 경주, 전북 익산 등 9곳을 추가됐다.

세제 혜택에도 이들 지역의 주택 거래량은 여전히 감소세다. 지난해 11월 28일 이후 세컨드홈 특례가 적용된 지역의 주택 매매 거래 추이를 보면, 강원 인제군의 경우 최근 9개월(2025년12월~2026년8월)간 거래량이 170건으로 직전 9개월(204건)보다 16.7%가량 감소했다.

이 기간 경남 사천시(-16.5%), 강원 동해시(-3.3%)·속초시(-7.3%)·강릉시(-3.5%), 경북 경주시(-9.3%)·김천시(-7.3%) 등도 감소세를 보였고 통영시와 전북 익산시만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정부는 비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경우,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혜택을 지난해부터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2024년 말 1만7229호에서 2025년 말 2만4398호로 오히려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도 증감을 반복하며 8월 기준 2만3711호로 집계됐다.

정부는 내년부터 세컨드홈 특례를 광역시를 제외한 비수도권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미분양 주택 매입 시 적용되는 1세대 1주택 특례도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단순 세제 혜택 확대만으로는 지방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찾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 특성상 정착할 유인이 떨어지는 데다 별장 용도로 가치 하락이 우려되는 지방 주택을 매입할 이유가 없어서다.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책임교수는 "세제 혜택을 준다고 해도 해당 지역에 주택을 살 이유가 없다"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거의 없고, 별장으로 이용하기에도 관광지마다 숙박시설이 갖춰져 있는 편이라 굳이 무리해서 주택 매수에 나설 유인이 없다"고 짚었다.

최 교수는 "지방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결국 대기업들이 그곳에 자리 잡는 등 일자리가 형성돼야 한다"며 "젊은 층이 일자리가 없어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현재 상황에선 단순 세제 혜택으로 수요를 늘리기엔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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