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살해죄 기소된 경남 창녕 20대 부부

재판부, 치사죄로 직권 변경 적용…증거 문제

구형대비 형량 크게 낮춘 친모 “수동적 태도”

부부가 장애인 폭행 전과…자녀 5명 더 있어

사위 도와 피해아동 시신 유기 외조부는 집유

두살배기 아들을 장시간 학대·방임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20대 부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형사1부(한윤옥 지원장)는 30일 아동학대처벌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피해 아동의 친부 A씨(20대)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기관에 10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A씨의 아내 B씨(20대)에겐 징역 5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 관련기관 취업 5년 제한명령을 선고했다. 숨진 피해아동 C군(만 2세)을 마대에 담아 폐가에 유기한 혐의로 외조부 D씨도 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AI로 생성한 일러스트.
AI로 생성한 일러스트.

A·B씨는 지난 1월 경남 창녕군 거주지에서 약 45시간 학대로 탈수·의식저하 증세를 보인 C군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C군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등 이유로 장시간 폭행, B씨는 C군을 움직이지 못하게 셔츠로 결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과 전자장치 부착 명령 20년 등, B씨에겐 징역 18년 등을, D씨의 경우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재판부는 A·B씨의 혐의를 공소장 변경없이 아동학대 ‘치사죄’로 직권 변경하고 비교적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C군에게 한 조치들은 현저히 부적절하고 불충분했다”면서도 A·B씨의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피고인들이 당시 C군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아이 시신이 부패해 명확한 사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며 “림프구성 심근염을 앓고 있던 C군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을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았다”고 했다. 친부 A씨가 아이를 반복해 학대하고 119 신고를 거부, 시신을 유기해 엄벌 필요성은 크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는 행정기관에서 C군 소재 확인에 나서자 자신과 B씨 휴대전화를 모두 초기화했다”며 “2023년 장애인 특수상해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 재판이 계속되고 있었음에도 범행한 점 등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아이의 친모 B씨에 대해선 “당시 C군에 대한 실질적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폭력적인 A씨에 대한 두려움과 그에 따른 수동적 태도가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씨 장인 D씨에겐 “사실상 (C군의) 외조부로서 역할을 해왔음에도 A씨와 함께 사체 유기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한편 A·B씨 부부는 2021년 3~5월 대구 거주지에서 함께 살면서 자기 자녀를 돌보고, 집안일을 시키던 지적장애인 30대 여성을 폭행해 상해한 혐의(특수상해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에 집유 2년을 선고받은 바도 있다. 부부는 숨진 C군을 포함해 6명의 자녀를 두고, 다자녀수당 등 보조금으로만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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