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오늘도 북한 향한 비판 목소리 없어
외통위 현안질의서 李대통령 無입장에 ‘맹폭’
민주당은 신중론 벗어던졌지만 ‘고의성’ 찾아
법정서 피해자가 가해자 ‘고의성’ 걱정하는 모양새
국군 장병들이 목숨을 건 최전선에서 지뢰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 가해자는 명백히 북한이다. 그러나 사건을 마주한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대단히 어정쩡하다. 심지어 가해자인 북한의 심기를 살피는 분위기 마저 느껴진다.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다고는 하지만 국군 장병들이 부상을 입은 명백한 도발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이라는 영혼없는 말만 내뱉었다.
사건 초기 민주당은 "최종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엄정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국방부가 중간조사를 통해 북한의 소행임을 명백히 밝히자 '엄정 대응'이라는 단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대신 '고의성'을 운운하며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장병을 상해하기 위해 매설한 것인지, 비 때문에 쓸려와 사고가 난 것인지 고의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피 흘리며 쓰러진 장병들이 뻔히 있는데 가해자의 '의도'를 먼저 헤아려주겠다는 식의 태도다. 이는 마치 법정에 선 피해자에게 "때릴 의도가 있었는지"를 먼저 입증하라고 다그치는 격이다. 방어권을 행사해야 할 주권국가의 공복들이 오히려 가해자의 변명을 대신 고민해 주는 꼴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부상 장병들을 위문하며 따뜻한 예우를 약속했으나, 북한을 향한 입장 표명은 끝내 내놓지 않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우리 군과 유엔사의 발표를 "너절한 추태"라며 적반하장식으로 부인하고 나섰음에도, 최고통수권자의 입에서는 유의미한 비판이나 경고가 나오지 않았다. 국민의힘 등 야권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질의를 열어 압박에 나섰지만, 정부 인사들과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불참하며 회의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
북한의 거친 막말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고, 우리 장병들의 아픔 앞에서는 '고의성'이라는 현미경을 들이대는 민주당의 태도는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의 미온적인 규탄 외에 실효성 있는 상응 조치도 찾아볼 수 없는 민주당의 태도는 국군 장병들의 안위와 국가 안보를 저버린 정당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정교한 변명이 아니라, 조국을 지키다 다친 장병들의 명예 회복과 주권 침해에 대한 단호한 응징이다.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엄정 대응'이라는 두 글자를 지워버린 민주당의 태도는 집권여당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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