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회 정보위 보고…여야 간사 브리핑
“포로 송환 협의 시작부터 ‘비공개’에 공감대”
당국·대사관급…정상간 협의여부 “알지 못해”
“송환 포로들 자유의사 입국 몇번은 확인했다”
“송환에 조건 없어” 우크라 무기지원 선긋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전쟁 중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송환했다고 사후 공개한 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문제제기에도 ‘비밀 유지를 약속한 적 없다’는 취지로 버텼는데, ‘정상 간 합의·협의’ 근거는 찾기 어려워 보인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국가정보원이 회의에 출석해 “한국과 우크라이나 양측은 포로 송환 협의 시작단계부터 ‘본건은 대외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면서 “관련해 ‘양국 정상 간 비공개 합의·협의’는 없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외교당국자와 대사관’ 차원의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면서 “우크라 측은 러-우 포로 교환에 미칠 영향과 제3국 포로 교환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우리 측에 선제적으로 비공개 요청했다”며 “우리 정부도 우크라 측 입장을 존중하고 인도주의 원칙 하에 당사자와 북한에 있는 가족들의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해 각별한 보안유지 원칙을 지속 견지해왔다”고 부연했다.
또 “상기 비공개 합의에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한국행을 일방 공개하고 우크라 대통령실 관계자도 비공개 합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27일 우크라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공식적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28일 주한대사대리 초치 이후) 현재까지 우크라 측은 공식이든 비공식적이든 우리 정부에 유감 표명이나 사과를 표명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유영하 의원은 “우크라 포로 송환 관련 우리에게 송환 조건을 내건 것도 없고, 우리 정부도 우크라 쪽에 어떤 지원한 게 없다고 원장(이종석 국정원장)이 확인했다”며 “러시아 측도 포로 송환과 관련해 특이 동향이 없다”고 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포로 송환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우크라 측에선 포로 송환을 하면 한국 측에서 우크라 정부에 무기 등 여러가지 지원을 해줄 여론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하지 않았나’하는 게 정보당국 분석”이라고 전했다.
여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국내로 들어온 포로의 건강 상황은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됐다”며 “아울러 대한민국에 들어오는 데 자유의사를 몇번에 걸쳐 확인했다. 대한민국 입국 시기 관련해, 특정 날짜를 밝힐 수 없으나 9월 중순 입국했다”고 밝혔다. 포로 2명 중 1명이 최초엔 귀순 의사가 없었고, 우크라의 무기 지원 요청이 있었단 일부 보도에 선 그은 것이다.
이 가운데 국정원은 여야 간사 브리핑 이후 정상간 합의·협의가 ‘없었다’는 유 의원의 발표를 두고 “정상간 합의 여부는 ‘알지 못하지만’ 양국 외교장관간의 통화, 현지 대사관과 우크라이나 외교부간 협의 등 여러 채널을 통해서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고 답변했다”고 정정하고 나섰다.
생포 1년 8개월 만에 한국땅을 밟은 북한군 포로들의 거취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3일 공개했고, 이 대통령이 24일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했다”고 지적해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한편 북한군 포로들의 신상은 일찍이 공개된 상황이다. MBC PD수첩은 지난 1월 20일 방영분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을 직접 취재·인터뷰해 가명으로 다루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고, 목소리와 함께 보도했다. 당시 이들은 “한국으로 가고 싶다”고 발언했다. 다만 이는 전쟁포로 대우에 관한 제네바 제3협약에 어긋났다는 지적이 나와, 외교부의 유감표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PD수첩 제작진인 김영미 PD는 지난 2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모자이크 처리하고 방송하면 ‘북한군 포로가 아니다’라든가 ‘북한군은 파병되지 않았다’는 등 망상에 가까운 주장들이 나올 것을 우려했고 실제 그런 공격도 있었다”며 “이로 인해 송환 문제에 차질이 생기지 않길 바랐기 때문에 얼굴을 공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1월 SNS를 통해 생포한 북한군 2명을 심문 중이라며 사진을 최초 공개한 점도 짚었다. 김영미 PD는 “그때부터 이들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며 “국제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할 북한군 포로들이 왜 1년 동안 (수용소에)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들에 대한 관심이 없고 방치됐기 때문”이라고 공론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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