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조립 요건’ 담은 IAA 법 제정 논의

日 정부·업계, ‘신뢰 파트너’ 예외 요구

유럽연합(EU)이 유럽산 전기차(EV)를 우대하는 산업보호 법안 제정을 추진하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EV가 보조금과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본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EU에 예외 적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EU는 EV 등 주요 산업의 역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산업가속화법(IAA) 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에는 자동차 부품의 70% 이상을 EU산으로 조달하고 역내에서 차량을 조립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한 EV에 각종 지원을 집중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이 시행되면 EU 역외에서 생산된 EV는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특히 유럽 신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법인차량 관련 세제 혜택에서도 배제될 가능성이 있어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요타와 닛산, 혼다, 마쓰다 등 일본 업체들은 유럽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지만 유럽에서 판매하는 EV 상당수를 일본 등 EU 역외에서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법안이 현재 논의되는 방향으로 확정될 경우 일본산 EV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과 EU는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체결하고 있지만 이번 법안의 지원 요건이 생산지를 기준으로 적용될 경우 일본산 EV가 자동으로 혜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U의 환경규제 강화도 일본 업체들에는 부담이다. EU는 2035년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1년 대비 90%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를 강점으로 내세워온 일본 업체들로서는 EV 전환과 유럽 현지 생산 확대를 동시에 요구받게 되는 셈이다.

이에 일본 정부와 일본자동차공업회(JAMA)는 EU를 상대로 대응에 나섰다. 일본 정부와 JAMA 간부들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본부에서 주요 의원들을 만나 일본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해 예외를 적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법안이 중국산 EV의 빠른 유럽 시장 확대에 대응해 역내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추진되는 만큼 일본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법안은 이달 말까지 수정안 제출을 거쳐 오는 12월까지 심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르면 2028년 시행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향후 논의 과정에서 일본 등 EU 우방국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한 예외 조항이 마련될지가 초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국내 완성차 업계도 EU의 이 같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유럽 생산 거점을 일정 수준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법이 통과되면 현지 소부장 업체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일본 도쿄의 도요타 매장. EPA=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도요타 매장.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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