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의학원, 생분해성 PLA 플라스틱 노출 경로별 잔류 확인
경구보다 호흡기 투여 시 폐에 더 오래 남고, 전신노출도 증가
생분해성플라스틱, 인체 위해성 평가 시 ‘흡입 노출 경로’ 확인해야
친환경 소재로 인식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인체에 유입돼 곧바로 분해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입으로 섭취할 때보다 호흡기로 들어왔을 때 폐에 더 오래 남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생분해성 플라스틱도 인체 유입 경로에 따라 체내 잔류 시간과 생물적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정량적으로 규명한 연구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김진수(사진) 박사 연구팀이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락트산'(PLA) 미세플라스틱을 입을 통해 섭취할 때보다 호흡기로 유입될 때 폐에 더 오래 남고 전신 노출도 증가하는 사실을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분자영상 기술을 활용해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중 PLA는 옥수수나 밀 등 재생 가능한 원료로 생산할 수 있어 식품 포장재, 의료기기, 3D 프린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PLA는 온도와 습도, 미생물 활동 등 특정 조건이 갖춰져야 분해되는 소재로, 식품과 포장재를 통한 경구 노출뿐 아니라 3D 프린팅이나 플라스틱 가공 공정에서 발생하는 공기 중 입자를 통한 호흡기 노출 가능성도 있다.
연구팀은 평균 지름 약 145나노미터 구형 PLA 입자에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125'를 표지한 뒤 생쥐에게 동일한 양을 경구와 기관 내 경로를 통해 각각 투여했다.
이후 단일광자방출 컴퓨터단층촬영(SPECT/CT) 영상과 장기별 방사능 분석으로 72시간 동안 체내 분포를 추적한 결과, 경구 투여군에서 추적 신호가 위장관을 따라 이동하며 빠르게 감소했다.
반면 기관 내 투여군에서는 폐의 신호가 72시간 후에도 지속됐고, 폐에서 PLA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생물학적 반감기)은 기관 내 투여군이 약 218시간으로 경구 투여군(약 10.7시간)보다 20배 이상 길었다.
폐에 오래 머문 입자는 전신 노출로도 이어졌다.
혈중 누적 노출량(AUC)은 기관 내 투여군이 경구 투여군보다 약 2.25배 높았고, 간과 신장, 비장 등 주요 장기에서도 같은 현상이 관찰됐다.
반복 노출 시 조직에 생기는 변화도 확인했다. 6주간 매일 기관에 PLA를 투여하자 폐의 혈관 주변에 염증세포가 몰려 있었고, 염증 관련 지표(IL-6, TNF-α)도 함께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입으로 투여한 쥐의 위와 장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연구팀은 사람의 폐와 장에서 얻은 세포에 PLA 입자를 처리해 장기에 쌓인 입자의 양과 세포 손상을 동시에 분석했다. 그 결과, 폐 세포가 장 세포보다 손상이 뚜렷했고, 폐 세포에서 활성산소가 더 많이 생겼다.
또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 모양도 더 크게 훼손됐다. 입자가 오래 쌓이는 폐일수록 세포의 손상도 커짐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진수 박사는 "생분해성이라도 인체에 유입됐을 때 곧바로 분해돼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섭취보다 호흡기로 들어왔을 때 폐에 더 오래 머무는 것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안전성 평가에서 흡입 노출 경로를 별도로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해물질 저널' 온라인에 실렸다.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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