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통해 ‘7개 항’ 다시 전달…“29일까지 기다릴 것”
해상봉쇄 해제·동결자금 반환·휴전·원유 제재 면제 등
트럼프는 이미 거부 밝혀…해협 개방과 핵 양보 압박
아라그치 “핵, 유연성 전혀 없다…지금은 해협문제뿐”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부 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카타르를 통한 간접 협상을 이어가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을 미국에 다시 전달했다.
이란은 미국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핵 문제와 관련한 양보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2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제81차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카타르 측 중재자들과 다시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카타르가 미국에 제안할 아이디어들에 관해 논의했다”며 “카타르가 이를 다시 미국에 전달한 뒤 미국의 최종 답변이 우리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9일까지 이 작업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란이 제시한 이른바 ‘7개 조항 제안서’가 카타르를 통해 미국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미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이란은 중재국을 통한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보도에서도 미국과 이란이 카타르 등 중재국을 사이에 두고 수정된 7일짜리 제안을 놓고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란이 앞서 제시한 방안은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와 동결된 이란 자금 반환, 중동 전역에서의 휴전, 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 면제 등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미국이 조건을 이행하면 7일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 같은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즉시 개방하는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현재 미국이 협상에서 서둘러 양보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미국 측에서는 해협의 상황이 자국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협상의 핵심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함께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양보를 어떻게 묶을 것인지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카타르 등 중재국들도 양측의 협상 재개를 위해 이란에 핵 문제에서의 양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란은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별개의 사안으로 취급하고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이란이 핵 문제에서 유연성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강력히 부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서는 어떠한 유연성도 없으며 이에 대한 논의조차 이뤄진 적이 없다”며 “지금은 오직 호르무즈 해협 문제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면서도 핵 프로그램에 대한 기존 입장은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란은 앞서 미국의 군사적 압박 완화와 해상봉쇄 해제를 전제로 해협을 일주일 안에 다시 개방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양측 고위 인사 간 접촉도 이어졌다. 아라그치 장관은 지난 22일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만났지만 뚜렷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접촉 역시 카타르를 통한 간접협상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그치 장관은 뉴욕 방문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가 전쟁 상황과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대한 이란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기 위해서는 최고지도자가 강조한 조건들이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양측이 공개적으로 밝힌 입장에는 상당한 간극이 남아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개방을 위한 조건을 재차 제시하면서 미국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지만, 미국은 해협 개방과 함께 보다 폭넓은 핵 관련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중재국들의 추가 협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양측이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