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
국내입양 특별법 개정안
아이에게 가족은 일상을 나누고, 돌봄과 사랑을 받으며 세상을 배워가는 삶의 기반이다. 그렇기에 친생부모의 양육이 어려운 아동에게 ‘입양’은 아이가 안정적인 관계를 맺고 따뜻한 가정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특별하고 중요한 과정이다.
지난 2025년 7월, 우리나라의 입양체계는 큰 변화를 맞았다. 민간 입양기관 중심으로 운영되던 체계에서 벗어나 국가가 입양의 전 과정을 책임지는 공적 입양체계로 전환한 것이다. 국가가 책임의 주체가 된 만큼 그에 걸맞은 기준과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아동 최선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며, 입양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당사자가 납득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의 현장을 보면, 과연 국가가 그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공적 입양체계 전환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완료된 입양은 6건에 불과하다. 입양을 위한 다른 모든 절차를 마치고 가정법원의 허가만 남은 아동도 114명에 그친다. 반면 여전히 가족을 기다리는 아동은 271명, 아이를 맞이하고자 하는 예비 양부모는 613가정에 이른다. 가족을 기다리는 아이가 있고, 그 아이의 가족이 되기를 희망하는 가정도 있는데 정작 이들을 연결하는 제도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입양 절차를 빨리 처리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예비 양부모가 아이를 안정적으로 양육할 수 있는지, 어떤 가정이 해당 아동에게 가장 적합한지 충분하고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신중함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신중함이 불명확한 기준이나 불필요한 지연의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현장에서는 예비 양부모의 자격이나 아동과의 결연을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입양정책위원회 위원들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심의 결과가 예비 양부모에게 제대로 통지되지 않거나, 왜 그러한 결정이 내려졌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지난 14일, 입양 절차를 개선하고 공적 입양체계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먼저 아동에게 영구적인 가정 또는 이와 유사한 환경이 적시에 제공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담았다. 국가가 시설 보호를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책무도 명기했다. 모든 아이가 안정적인 가정과 같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을 다해야 함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입양 절차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도 높이고자 했다. 예비 양부모에게 입양 준비에 필요한 상담과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자격과 결연 여부가 심의·의결되면 주요 내용과 결과를 지체 없이 알리도록 했다.
입양정책을 만드는 과정에도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았다. 3년마다 입양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입양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기간을 보다 명확히 정하는 한편, 입양정책위원회와 그 분과위원회에 입양을 경험한 입양인·친생부모·양부모가 반드시 참여하도록 했다.
입양은 서류 몇 장으로 끝나는 행정 절차가 아니다. 한 아이의 삶과 한 가족의 미래가 이어지는 매우 특별한 과정이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공적 입양체계가 아동을 중심에 두면서도 입양과 관련된 모든 당사자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제도로 자리 잡기 바란다.
지난 2월에도 입양인의 알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입양정보공개 청구 절차를 정비하는 ‘국내입양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앞으로도 공적 입양체계가 현장에 제대로 뿌리내리고, 모든 아이가 자신에게 가장 좋은 환경에서 사랑받으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입법과 정책 개선을 계속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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