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다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을 둘러싸고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렇게 송환 사실을 공개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많이 아쉽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측이 "그런 (비공개)합의는 없었다"고 반박했고, 청와대는 이를 '허위 공보'로 규정하고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청와대는 추가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양국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가 실제로 비공개 합의를 어겼다면 이는 분명 짚고 넘어갈 문제다. 국가 간 합의는 외교의 기본이고 신뢰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비공개를 먼저 요구한 측은 우크라이나였다. 반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공개 약속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다만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엇갈린 주장이 나온다.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 측 인사는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렇더라도 이런 문제는 외교 채널을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책임을 따지는 것이 먼저다. 공개적으로 상대국을 '거짓말'의 주체로 몰아붙이고 사과를 압박하는 방식은 오히려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이번 대응이 우리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실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가진 국가다. 향후 전쟁 종결과 포로 처리, 대북 정책에서도 협력해야 할 사안이 적지 않다. 그런 상대와 감정 섞인 외교 공방을 키워 얻을 실익은 크지 않다. 외교는 감정을 풀어내는 무대가 아니라 국익을 챙기는 냉정한 승부의 장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누구 말이 맞는지를 공개적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포로들의 신변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양국 간 신뢰를 복원하는 것이다. 외교에서 자존심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야 할 것은 국익이다. 사실 관계는 단호하게 따지되 갈등은 외교 채널에서 관리해야 한다. 포로 송환 공개를 둘러싼 공방이 양국 관계 전체를 흔들도록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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