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10년 뒤 실질 GDP 미 가입 대비 0.38%p↑
김한호 교수 “농업계 설득하려면 피해 보완책 먼저 내놔야”
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면 제조업을 중심으로 연간 6조원대 생산 파급효과가 발생하고 농림수산업 생산은 8500억원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개방 효과를 키우면서 농업 등 피해 예상 분야에는 보완책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업통상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산림청은 28일 CPTPP 가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분석 잠정 결과를 공개했다.
정부는 2021년 이후 CPTPP 회원국 확대와 주요국 통상정책 변화, 국내외 산업·교역 여건을 반영해 기존 분석을 보완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산업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분야별 분석을 맡았다.
거시경제 분석에서는 CPTPP 발효 10년 뒤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미 가입 때보다 0.38%포인트(p)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0.38%p는 매년 성장률 상승 폭을 뜻하지 않는다. 협정 발효 이후 10년간 누적된 경제성장 효과다.
산업별 영향은 엇갈렸다.
제조업 품목의 관세 변화에 따른 생산 파급효과는 협정 발효 이후 15년간 연평균 6조3000억~6조7000억원 증가한다. 이 수치에는 제조업과 전·후방 연관산업에서 발생하는 생산유발 효과가 포함됐다.
중소기업 기반 생산 파급효과는 연평균 1조1000억~1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반면 농림수산업 생산은 시장개방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농업 생산은 협정 발효 이후 15년간 연평균 7100억원 감소한다. 임업은 연평균 606억원, 수산업은 817억원 줄어든다. 세 분야를 합치면 연평균 약 8500억원이다.
정부는 역내 공급망 참여 확대에 따른 추가 효과도 기대했다. 다만 이번 분석은 관세 변화에 따른 영향을 중심으로 계산했다.
이번 수치는 잠정 전망치다. 정부는 일정한 가정을 적용한 경제분석 모형으로 수치를 산출했다. 향후 가입 협상이 시작되면 품목별 개방 수준과 협상 결과, 국내외 시장 여건에 따라 산업별 영향도 달라진다.
농업계에서는 피해 규모보다 정부가 보완책을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농업계는 과거 FTA 체결 과정에서 피해보상 차원으로 약속했던 상생기금 등이 기대만큼 이행되지 않으면서 불신이 쌓여 있다”며 “이번에는 과거에 지키지 못한 약속을 보완할 대안을 먼저 제시하고 농업계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농업 피해가 품목과 시기,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대응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업 부문의 피해는 언제, 어느 분야에서,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포괄적으로 대응하려면 기금을 충분히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예산만으로 부족한 기금을 메우면 농민들은 기존 농업 예산을 돌려쓰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수출산업도 과거 약속했던 상생기금 이상으로 추가적인 성의를 보여야 농업계를 설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앞으로 설명회와 간담회를 열어 분석 결과를 설명한다. 농어업계를 포함한 산업 현장의 우려와 애로사항도 듣고 CPTPP 가입 검토에 반영할 계획이다.
세종=김우람 기자 kw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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