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0일 개헌추진단을 공식 출범시키고 개헌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올 연말까지 당 안팎과 정치권의 의견을 모으고 내년 3~4월까지 여야 합의안을 마련해 늦어도 상반기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개헌을 통한 연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야당이 문제 삼아온 쟁점 하나도 일단 해소된 상태다. 그만큼 개헌 논의를 본격화할 여건이 어느 때보다 무르익은 셈이다. 1987년 개헌 이후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크게 달라졌지만 헌법의 기본 틀은 그대로다.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확충해야 한다는 요구도 꾸준하다. 여야 모두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니 이제 성과로 보여줄 때다.
관건은 무엇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권력구조 개혁과 정치제도 개선, 사회권적 기본권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국민의힘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정치권 합의를 촉구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여야의 입장 차이가 적지 않다. 모든 의제를 한꺼번에 풀려다가는 논의가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역대 정부에서 개헌론이 되풀이됐지만 번번이 무산된 것도 정치권의 셈법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헌안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거대 여당이라 해도 야당 동의 없이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결국 개헌 성패는 여야가 얼마나 양보하고 접점을 찾아내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개헌 논의가 또다시 정쟁과 이해득실에 휘둘려 좌초되는 일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여야가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순간 어렵게 마련된 개헌의 기회는 또다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여당은 개헌을 정권의 정치적 성과로 만들려는 욕심부터 버려야 하고,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권력구조처럼 이견이 큰 사안은 충분히 논의하되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부터 접점을 넓혀가는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 개헌을 이번에도 구호로 끝낼 수는 없다. 당리당략을 걷어내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찾는 것, 거기서부터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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