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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46.05%'. 카카오가 또 쪼개진다. 이번엔 인적분할을 택했다. 통상 호재로 인식되는 인적분할에도 지난 16일 카카오 종가는 3만3500원으로 52주 신저가(6월 26일·3만2250원) 근처에 머문다. '인적분할=호재'라는 인식이 왜 카카오에는 통하지 않는 걸까?
◇'쪼개기 잔혹사'에 시장 불신
카카오는 16일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인적분할을 통해 카카오AI와 카카오X 각 사업의 성장 전략 및 자원 배분을 명확히 하겠다"며 "결과적으로는 주주 가치를 높이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소액주주 사이에서 커지는 인적분할 관련 반대 목소리를 가라앉히기 위해 마련했다. 소액주주 반응은 차갑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가 지난달 22~27일 카카오 인적분할을 두고 주주투표를 진행한 결과, 인적분할 반대 및 적극 대응을 요청하는 의견이 99.9%에 달했다. 액트는 논평에서 "상장사를 두 개로 나눠야 할 필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회사를 둘로 나누기로 결정했다.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광고·커머스를 맡는 신설법인 '카카오AI', 그리고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계열회사 지분과 투자자산을 보유하는 존속법인 '카카오X'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카카오X 0.64대 카카오AI 0.36이다.
이번 기업분할 결정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인적분할이라는 방식이다.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신설 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구조로 기존 주주는 신설 법인의 주식을 직접 소유하지 못해 자회사의 상장이나 성장 과실에서 소외될 수 있다. 반면 인적분할은 신설 회사 주식을 기존 주주에게 보유 지분율대로 나눠주는 방식으로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덜 수 있다.
시장이 호재를 악재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과거 '쪼개기 잔혹사' 때문이다. 카카오는 2020년 9월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의 핵심 자회사를 물적분할해 상장하며 '쪼개기 상장'(중복 상장) 비판을 받아왔다. 잇단 쪼개기 상장에 카카오 시가총액은 2020년 말 34조원에서 이달 16일 기준 15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계열사를 계속 분할하는 과정에서 기업 경쟁력과 시너지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주가가 크게 하락하며 주주들의 불신이 쌓였다. 기존 주주들이 선호하는 인적분할 방식을 선택하고도 "정부가 쪼개기 상장을 못하게 막으니 회사를 둘로 나누려 한다"는 불신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임시주총 앞두고 소액주주 설득 관건
더 큰 의구심은 '분할 후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인가'로 향한다. 카카오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복합기업 할인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8월 기준 카카오의 잠재가치가 34조2000억원에 달하지만, 시가총액은 16조8000억원에 그쳐 50% 가량 디스카운트가 발생하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분할로 사실상 지주사 성격을 갖게된 카카오X에 대해 투자·지주회사 할인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삼성증권은 카카오X에 30% 할인율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10조8000억원으로 평가했고, 50%까지 할인율을 높이면 카카오 전체 적정주가가 3만3000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복합기업 할인을 없애려다 지주회사 할인을 얻은 셈이다.
카카오AI 역시 수익성에 대한 검증 부담이 생겼다. 카카오는 카카오AI 매출을 현재 약 2조8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6조원 이상으로 확대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카카오톡 이용자 기반을 에이전틱 커머스와 광고, 구독 등 AI 서비스와 결합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아직 AI 프리미엄을 뒷받침할 실적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결국 카카오 인적분할은 주주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카카오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23.99%에 그친다. 국민연금이 5.40%, 중국 텐센트 계열 맥시모(MAXIMO PTE. LTD.)가 5.21%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소액주주 지분은 64.78%에 달한다.
회사는 12월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인적분할 결정을 표결에 부친다. 회사 분할은 상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내년 1월1일 카카오X와 카카오AI로 분할한다.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 예정일은 같은 달 27일이다. 분할 이후 성장 비전을 주주들이 납득할 때, 비로소 카카오가 기대하는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김미정 기자 m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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