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창업 70주년 기념포럼...나눔과 공동선을 통한 ‘모두의 경제’ 실천

EoC 접목, 나눔으로 성장 원동력...함께 만들어 낸 ‘딸기시루’ 신화 써내

성심당은 1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창업 70주년 기념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이준기기자.
성심당은 1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창업 70주년 기념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이준기기자.

“성심당을 찾는 고객이 연간 1200만명으로 추정됩니다. 70년 전 작은 찐빵집으로 시작한 성심당이 대전이라는 도시를 ‘노잼도시’에서 ‘빵도시’로 바꿔 놓았습니다. 빵집 하나가 도시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결과입니다.”

임대혁 로쏘 성심당 전무는 16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개최한 ‘창업 70주년 기념 포럼’에서 빵집 하나가 도시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 지난 70년의 여정이었다고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임 전무는 ‘모두의 경제(EoC)를 기반으로 한 성심당의 경영’에 관한 주제발표를 통해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방집에서 시작한 성심당이 성장 과정을 되짚으면서 EoC 경영을 도입하게 된 과정과 성과 등을 소개했다.

성심당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남쪽으로 내려온 고(故) 임길순·한순덕 부부가 대흥동 성당에서 원조받은 밀가루 두 포대로 1956년 대전역 앞 찐빵집으로 시작됐다.

창업 초기부터 나눔을 실천해 온 성심당은 1999년 ‘모두의 경제’(EoC)를 경영에 도입하면서 나눔에 대한 목적성과 지향성을 본격적으로 갖게 됐다.

EoC는 1991년 브라질의 끼아라 루빅이 ‘친교와 나눔’을 비전으로 제시한 새로운 경제모델이다.

기업을 단순히 개인의 이익을 만들어 내는 주체가 아니라 공동의 선을 위한 하나의 자산으로 바라보는 개념이다. 기업의 이윤을 구성원과 사회에 나누고, 사람과 공동선을 중심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

임대혁 로쏘 성심당 전무가 1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성심당 창업 70주년 기념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준기기자.
임대혁 로쏘 성심당 전무가 1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성심당 창업 70주년 기념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준기기자.

임 전무는 “성심당은 EoC를 경영철학으로 삼아 이를 바탕으로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를 사훈으로 정해 경영을 실천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성심당은 한때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1990년 원도심 공동화 현상과 IMF 위기, 대기업 베이커리의 프랜차이즈 진출 등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부채도 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5년 1월 대전 대흥동 본점에 큰 불이 나 매장과 공장이 전소되며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임 전무는 “창립 50주년을 한 해 앞둔 이 시점에서 최악의 경영 위기를 맞았다”면서 “하지만, 직원들의 자발적인 화재 복구 노력과 대전 시민들의 성원 덕분에 가까스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심당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은 무엇이고, 어떤 빵집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는 “성심당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다 좋게 여기는 일, 가난한 이가 와도 주눅들지 않고 부자가 와도 초라하지 않은 빵집을 만들기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성심당의 경영철학을 구체화한 것이 바로 ‘무지개 프로젝트’다. 무지개 프로젝트는 △직원과의 상생 △경제적 상생 △환경과의 상생 △지역과의 상생 등 네 가지 상생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임 전무는 “현장의 다양한 가치와 활동이 무지개처럼 조화를 이루도록 경영에 담아낸 것이 무지개 프로젝트의 핵심”이라며 “이를 통해 경제와 사랑, 환경과 지역이 함께 순환하며 서로 상생하는 기업이 되고자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빵집 하나가 도시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성심당이 입증했다고 언급했다.

임 전무는 “대기업과 유명 관광지가 없는 인구 140만명의 대전이라는 도시에 전국의 많은 분들이 성심당을 찾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면서 “올해 대한민국 명소 투표에서 성심당이 1위를 차지했는데, 빵집 하나가 도시를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지금에 와서 가능한 일이 돼 버렸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성심당은 빵을 통해 모든 이가 좋게 여기는 일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지애 성심당 케익부띠끄 부장이 1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성심당 창업 70주년 기념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준기기자.
백지애 성심당 케익부띠끄 부장이 1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성심당 창업 70주년 기념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준기기자.

이어 성심당의 경영철학이 실제 일하는 방식에 어떻게 접목됐는지에 대한 사례를 백지애 성심당 케익부띠끄 부장이 발표했다.

백 부장은 “2014년 입사 이후 지금까지 성심당의 변하지 않는 것은 바로 가족 같은 분위기와 서로를 향한 끈끈한 사랑”이라며 “성과와 매출만을 우선시하는 회사가 아닌 무지개 프로젝트 목표 아래 사랑을 우선하며 함께 성장해 가는 분위기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딸기 시루’를 사례로 들며 “처음 개발 당시 딸기 시루는 ‘스토리베리 쇼콜라 케익’이라는 이름으로 하루에 1∼2개 팔리는 데 그쳐 사라질 뻔 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직원 모두가 고민한 끝에 한국적 정서를 담은 시루떡에 영감을 얻어 지금의 딸기 시루로 이름을 바꿨다.

여기에 성심당다운 푸짐한 제철 과일과 가성비, 눈에 띄는 비주얼로 승부한 결과,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하루에 수 천개가 팔리는 제품으로 대박을 쳤다.

지난 2023년 크리마스 이브 때 직원들의 합심은 빛을 발했다. 백 부장은 “예상보다 많은 고객들이 줄을 서며 몰리면서 직원들이 자기 일이 아님에도 함께 힘을 보태면서 당초 준비한 1000개의 딸기 시루를 3000개까지 만들어 단 한 명의 고객도 빈 손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계기로 원팀의 힘을 강하게 느꼈고, 그 이후로 함께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는 마음으로 모든 일을 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백 부장은 “제가 먼저 궂은 일을 맡고 어려운 일에 앞장서다 보면 어느 순간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힘을 보태고 있었다”면서 “내가 먼저 움직이고 서로가 기꺼이 손을 보탤 수 있는 분위기가 성심당이 실천하고 있는 진정한 사랑과 나눔의 문화에서 나옴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시민경제학자인 루이지노 브루니 이탈리아 룸사대 정치경제학과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성심당의 성장에는 ‘모두의 경제’ 철학이 자리 잡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브루니 교수는 “1991년 EoC 당시와 35년이 흐른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시대 변화의 흐름에 맞춰 초창기 EoC에 대한 본질의 질문은 유지한 채 새로운 해답하는 과정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심당은 제와 친분이 있는 영국 경제학자도 알 정도로 글로벌 제과기업으로 발돋움했다”며 “EoC를 근간으로 지역을 먼저 생각하고, 글로벌하게 행동하기에 이같은 일들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루이지노 브루니 이탈리아 로마 룸사대 교수가 1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성심당 창업 70주년 기념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준기기자.
루이지노 브루니 이탈리아 로마 룸사대 교수가 1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성심당 창업 70주년 기념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준기기자.
이준기 기자(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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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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