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TV, 소비자 평가서 공동 1위
생활가전은 하이얼에 이미 밀려
삼성·LG 만족도 모두 전년대비 뚝
반중 정서에도 中 프리미엄급 인정
중국 가전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를 바짝 추격하면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판매량을 늘려왔지만, 이제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 평가에서도 한국 업체들과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이다.
TV에서는 중국 하이센스가 삼성전자·비지오와 나란히 고객만족도 공동 1위에 올랐고, 생활가전에서는 중국 하이얼이 단독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와 생활가전 모두에서 전년보다 고객만족도가 하락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 업체의 약진은 단순한 저가 제품 공세를 넘어 미국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품질과 서비스 등 제품 경쟁력에서도 존재감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삼성전자 등이 소니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만든 K-가전의 위상을 이제 중국에게 물려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16일 미국 고객만족도 조사기관 ACSI에 따르면 올해 미국 TV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중국 가전기업 하이센스가 삼성전자·미국 비지오와 나란히 81점으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생활가전에서는 중국 가전기업 하이얼이 82점으로 단독 1위에 올랐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80점으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ACSI는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해 매년 산업별 고객만족도 지수를 발표하는 조사기관이다. 올해 조사는 2025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2만1590건의 설문을 바탕으로 각 항목별로 0점부터 100점까지 평가해 작성됐다.
TV 부문에서는 하이센스와 삼성전자, 비지오가 각각 81점으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80점으로 2위, 소니는 79점으로 3위, 중국 TCL은 78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하이센스는 지난해 82점에서 1포인트(p) 하락했고 삼성전자도 83점에서 2p 떨어졌다. 두 브랜드의 점수가 같은 수준으로 좁혀지면서 하이센스가 삼성전자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하이센스의 고객만족도는 2022년 79점에서 2023년 82점으로 상승한 뒤 2024년 81점, 2025년 82점, 올해 81점을 기록했다. 2022년 삼성전자보다 4p 낮았던 점수가 올해는 삼성전자와 같아졌다.
TCL 역시 2022년 80점에서 2023년 82점으로 상승한 뒤 2024년 79점, 2025년 81점, 올해 78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TV 부문에서 2022년 83점, 2023년 82점, 2024년 84점, 2025년 83점, 올해 81점을 기록했다. 2024년과 2025년 연속 단독 1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하이센스·비지오와 공동 1위가 됐다. LG전자는 지난해 81점에서 올해 80점으로 1p 하락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중국 하이얼이 82점으로 단독 1위를 차지했다.
독일 보쉬와 미국 월풀이 각각 81점으로 공동 2위에 올랐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80점으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일렉트로룩스는 78점, 하이센스는 76점, 미디어는 75점이었다. 하이센스와 미디어는 올해 처음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하이얼은 지난해 80점에서 올해 82점으로 2p 상승하며 선두에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는 82점에서 80점으로 2p, LG전자는 81점에서 80점으로 1p 각각 하락했다. 하이얼은 2023년에도 LG전자·월풀과 82점으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79점으로 하락했지만 2025년 80점, 올해 82점으로 다시 상승했다.
미국은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제품 경쟁력을 평가받는 대표적인 소비시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29.1%의 점유율로 20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북미 시장에서 중국 업체에 밀리고 있어 1위 수성이 위태롭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TCL과 하이센스의 북미 TV 출하량 합산 점유율은 전년 동기 28.6%에서 30.7%로 상승했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TV 시장에서 출하량을 늘리는 가운데 고객만족도에서도 한국 업체들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고객만족도는 전년보다 하락했다.
미국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판매량과 소비자 평가 양쪽에서 높아지면서 한국 가전업체들의 경쟁 부담도 커지고 있다.
ACSI는 "TV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브랜드들이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의 대중화에 힘입어 프리미엄 제조사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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