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C, FAW 도요타 지분 인수 추진…JV 재편 조짐
현대차, 80억위안 투자·신차 20종으로 中재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출혈경쟁이 심화하면서 현지 완성차 업계에 '합종연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업체 간 구조조정을 넘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수십 년간 유지해온 현지 합작법인(JV)도 재편될 조짐이다.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 사업 효율화와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은 최근 중국제일자동차그룹(FAW)이 보유한 자동차 합작법인 지분 일부를 인수하기 위한 의향서를 체결했다.
GAC는 해당 합작법인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FAW와 일본 도요타의 합작사인 FAW 도요타가 대상으로 거론된다. 거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내부 및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 등이 남아 있다.
도요타는 현재 중국에서 FAW와 'FAW 도요타', GAC와 'GAC 도요타'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에는 북부와 남부에 각각 파트너를 두는 방식으로 생산·판매망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복수의 합작사를 유지하는 전략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100개가 넘는 브랜드가 경쟁하는 가운데 과잉 생산능력과 가격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BYD와 지리, 체리 등 현지 업체가 빠르게 성장한 것도 기존 외국계 업체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S&P글로벌레이팅스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수요 부진과 과잉 생산 능력, 빠른 전기차 전환이 중국 국유 완성차 업체와 외국계 합작사를 압박하고 있다며 향후 2~3년간 보다 광범위한 산업 구조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도 최근 주요 자동차 업체의 합병과 구조조정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실제 도요타의 중국 내 입지는 빠르게 줄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올해 1~8월 FAW 도요타와 GAC도요타의 중국 승용차 시장 합산 점유율은 7%로 BYD와 지리, 폭스바겐 등에 밀렸다. 2021년만 해도 두 합작사의 판매량을 합치면 폭스바겐에 이어 2위였다.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혼다와 닛산은 현지 생산량을 줄였고 미쓰비시 자동차는 아예 중국 내 자동차 생산을 중단했다.
이에 업계에선 중국 자동차 산업의 무게 중심이 현지 브랜드로 이동하면서 과거 외국 완성차 업체의 중국 진출 공식으로 통했던 '현지 업체와의 합작생산' 모델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중국 시장에서 생존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현대차는 기존 합작사인 베이징현대를 중심으로 현지 기술과 공급망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방식으로 중국 사업 재건에 나섰다.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베이징현대에 총 80억위안(약 1조6000억원)을 공동 투자했다. 현대차는 이를 기반으로 향후 5년 동안 중국 시장에 20종의 신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는 중국 전략형 전기차 '아이오닉 V'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제품 공세에도 나섰다.
아이오닉 V에는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플랫폼이 적용됐다. 배터리는 중국 CATL과 협업하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중국 자율주행 업체 모멘타와 손잡았다.
현대차는 지난달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도 중국 사업 턴어라운드 전략을 재확인했다. 아이오닉 V를 시작으로 2027년 신규 전기차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투입하고 현지 기술기업과의 협력, 디자인 현지화, 딜러망 확대 등을 통해 2030년 중국 판매 50만대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2026 베이징모터쇼'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기술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 전략도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점점 더 많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표면적인 현지화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중국 현지 파트너와의 심층적인 공동 개발이 새로운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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