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도심 아파트 밀집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 시민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도심 아파트 밀집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매수자에게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를 1년 추가 유예할 것을 제안했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임차인의 주거 안정과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현재의 실거주 유예 조치를 내년까지 연장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묶고, 토허구역 내 주택을 취득하면 4개월 이내에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하는 의무를 부여했다. 이후 '매물 잠김'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5월 정부는 연말까지 임차인이 있는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입하는 경우 기존 임대차계약이 끝날 때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했다. 불과 넉 달 만에 그 유예 조치를 다시 연장하자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문제는 이런 혼선이 처음부터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토허제는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집값 과열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주택 거래와 거주 이전을 강하게 제한하는 제도다. 이를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에 광범위하게 적용하면 세입자가 낀 주택의 거래가 어려워지고 매물이 줄어 전월세 시장까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실거주 의무와 임차인의 계약갱신권이 충돌할 가능성도 예견된 일이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강력한 규제부터 시행했다. 문제가 터지면 예외를 만들고, 그 예외에서 다시 문제가 생기면 또 고치는 악순환이다. 시장 상황에 따른 정책 보완은 필요하지만 넉 달 만의 재수술을 정상적인 보완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유예 기간을 1년 더 늘리는 것으로 문제를 덮어선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토허제가 투기 억제와 집값 안정에 얼마나 효과를 냈는지, 주택 거래와 전월세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냉정하게 따지는 일이다. 서울 전역을 한꺼번에 규제로 묶는 방식이 적절한지도 다시 살펴야 한다. 부동산 정책은 국민의 재산권과 주거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무엇보다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땜질 처방은 시장의 혼란만 키울 뿐이다. 정책이 넉 달 앞도 내다보지 못해서야 누가 정부의 말을 믿겠는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규제를 덧대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오래 갈 수 있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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