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18년 문 연 사무소 2020년 6월 건물 폭파
野 "3심 승소 대비해 北 전 세계 비자금 찾아야"
법원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북한에게 약 446억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우리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낸 첫 소송에서 3년 3개월 만에 승소한 것이다. 통일부는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범야권에선 정부에 최종심 승리를 대비해 북한 자금 추적 등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6부(김형철 부장판사)는 16일 대한민국 정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청구한 446억2641만722원을 그대로 인용했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9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판문점 선언 후속 대책으로 문을 열었다. 2007년에 준공돼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회의 사무소와 남북 회담 장소 등으로 쓰였다.
그러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돼 노딜로 끝난 뒤 2020년 6월 대북전단 살포 등을 이유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시켰다. 통일부는 2023년 6월 국가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북한이탈주민 등 개인에 의해 제기돼 왔으나 한국 정부가 직접 소송을 낸 것은 처음이다. 재판부는 북한에 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알릴 방법이 없어 공시송달로 전달했다.
공시송달은 소송 서류를 전달할 수 없을 때 법원이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송달한 내용을 게재한 뒤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절차다.
통일부는 이날 판결에 대해 "정부는 법원 판단을 존중하고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정부는 남북대화가 재개돼 모든 남북 간 문제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범야권에선 북한 정권에 판결을 토대로 더 제대로 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특히 정부가 지금부터 3심 승소를 대비해 북한에 위자료를 청구받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는 판결이 확정될 경우에 대비해 국내외 북한 관련 자산과 채권을 파악하고 남북관계 특수성을 고려하되 법적으로 가능한 배상금 회수 방안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오토 웜비어씨 부모가 보여준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아들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2018년 미국 법원에서 북한을 상대로 약 5억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낸 뒤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전 세계 북한 관련 자산을 추적해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선박 매각대금 일부와 북한 동결자금 24만달러를 실제 배상받았다"고 부연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법무부 장관 당시 원고로서 북한을 상대로 폭파 책임을 물은 민사소송에서 승소 판결이 나왔다"며 "북한 정권 잘못에 책임을 물어야 한국이 제대로 된 평화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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