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액티브운용 측 "고의 우회 사전 차단 한계"
업계 "시스템 통제·윤리 관리 강화해야"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소속 운용역의 선행매매 의혹이 불거지면서 자산운용사의 내부통제 체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회사 측은 운용역 개인이 차명계좌 등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거래를 숨겼다면 사전에 적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사익에 이용했다는 의혹인 만큼 개인 일탈과 별개로 정보관리와 임직원 거래 통제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KoAct 코스닥액티브' 상장을 둘러싼 논란 이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관계자 4명이 금융감독원에 개별적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이번 선행매매 의혹과 관련해 거론되는 운용역 한 명은 조사를 받은 뒤 퇴사한 것으로 확인된다.
삼성액티브운용 측은 해당 운용역의 퇴사가 금감원 조사나 최근 제기된 의혹과 관련된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회사 법인을 대상으로 한 금감원의 현장조사나 별도의 조사 결과 통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액티브운용 관계자는 "본인이 어떤 일을 했는지 설명하지 않는 상황에서 회사가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회사는 통상적인 임직원 거래 관리와 준법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차명계좌 등 고의적인 우회 거래까지 사전에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상적으로 신고된 개인계좌는 관리할 수 있지만 직원이 제3자 명의 계좌 등을 이용해 거래를 숨길 경우 운용사가 이를 실시간으로 찾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고의적인 선행매매를 내부통제만으로 완벽히 사전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한다. 운용역은 업무 특성상 앞으로 펀드가 어떤 종목을 사고팔지 알 수밖에 없어 정보 자체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 수도 없다.
다만 개인이 고의로 거래를 숨겼다고 해서 회사의 내부통제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운용역의 개인매매뿐 아니라 편입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과 거래 패턴, 펀드 주문 규모 등을 관리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인의 범죄 행위를 직접 차단하는 문제와 별개로 운용 과정에서 시스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영역은 있다"며 "특히 시가총액이나 평소 거래량에 비해 펀드가 과도한 물량을 한꺼번에 매수하는 경우 거래량과 유동성 등을 기준으로 사전에 관리하는 방식은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준법교육과 조직 내 통제 문화의 중요성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임직원 개인매매 규정만 갖춰놓는 것보다 운용정보를 이용한 사익 추구가 중대한 위법행위라는 인식을 지속적으로 심어주고, 이상 거래가 발생했을 때 사후적으로라도 이를 추적할 수 있는 내부 절차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운용사에서 개인매매와 미공개 정보 이용에 대한 교육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흔하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운용사가 임직원의 모든 행동을 사전에 통제할 수는 없더라도 내부통제와 직원 윤리교육, 사후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빠르게 성장한 액티브 ETF의 운용 규율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반 공모펀드는 오랜 기간 크고 작은 이해상충 문제가 반복되면서 펀드매니저의 정보 취급과 개인매매, 투자자 대상 포트폴리오 정보 제공 등에 대한 내부 기준이 강화돼 왔지만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액티브 ETF는 시장 성장 속도에 비해 정보관리 관행과 내부 프로토콜이 충분히 정교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액티브 ETF는 운용역의 판단에 따라 비교지수에 없는 종목을 편입하거나 비중을 크게 조절할 수 있다. 유동성이 적은 중소형주의 경우 ETF의 매매 자체가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크다. 지난 3월 KoAct 코스닥액티브 상장을 앞두고 편입 예정 종목이 사전에 알려지면서 일부 종목의 주가가 크게 움직인 것이 논란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액티브 ETF 시장이 단기간에 커지면서 운용 자율성에 비해 세부적인 운용 프로토콜과 정보관리 기준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액티브 ETF의 운용 재량을 더 확대하려면 투자자 보호를 위한 내부통제와 정보관리 체계 역시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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