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개발 속도와 안전 문제를 놓고 미국 AI 업계의 두 거물이 상반된 입장을 나타내며 맞섰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15일(현지시간) 열린 세일즈포스의 연례 행사 ‘드림포스’에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의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AI 안전을 위해서는 개발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체 점검 △업계 표준 마련 △국제 협력이라는 3단계 접근법을 제시하며, 자동차 산업의 예를 들어 “먼저 스스로의 기록을 돌아보고 관행을 개선하는 것이 책임 있는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데이는 AI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활용되는 AI 가치는 전체 잠재력의 5~10%에 불과하다”며 기술 개발을 멈추자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발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무대에 오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안전은 공학적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라며 정반대 입장을 내놨다. 그는 “속도와 안전은 상충하는 선택지가 아니며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AI가 복잡하더라도 결국 연산 체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시험 환경을 제대로 구축하고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선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시장의 자율적 통제가 이미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AI가 일자리를 줄이거나 소프트웨어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하고, 오히려 일자리와 소프트웨어 활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모데이는 지난 12일 개인 블로그 글을 통해 ‘속도 조절론’을 제기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구글의 데미스 허사비스, 스페이스XAI의 일론 머스크 등이 이에 동조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AI 안전 우려를 ‘사기’라고 규정하며 규제론에 강하게 반대했고, 황 CEO는 14일 ‘올인 서밋’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동의했다.
11월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AI 규제론은 최대 정치 이슈로 부각한 상황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AI를 적당한 선에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다 중국에게 진다”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맹준호 기자(next@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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