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노조 보상안 거부…조정 결렬 땐 파업 찬반투표

마이크론이 전 세계 직원 6만여명을 대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보상안을 내놨지만 대만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영업이익의 15%를 직원들에게 배분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회사가 대만 직원 1인당 100만 대만달러(약 4500만원)의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음에도 노조는 일회성 보상이 아닌 장기적이고 투명한 이익공유제 도입을 주장하며 파업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 대만 노조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가 최근 발표한 보상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마이크론의 보상 규모가 영업이익의 약 4.4%에 불과하다며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제도를 요구했다.

마이크론은 앞서 지난 11일 2026 회계연도 성과 보상으로 전 세계 6만여명의 직원에게 보상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대만에서는 2025년 8월 29일까지 입사한 직원에게 1인당 100만대만달러의 현금 감사 보너스를 지급한다. 회사 측은 생산라인 근로자의 경우 연봉과 현금 보너스,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을 합산하면 최대 68개월치 급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최대 68개월치’라는 표현에도 반발했다. 월급 3만 대만달러를 조금 넘는 저임금 근로자를 기준으로 연봉과 현금 보너스, RSU를 모두 합산한 수치인 만큼 실제 보상 수준을 부풀려 보여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오는 18일과 21일 예정된 조정에서 사측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만 내 타오위안과 타이중 사업장 직원의 80% 이상이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져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갈등에는 과거 구조조정 과정에서 쌓인 직원들의 불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2022년 말 2023년 글로벌 인력의 약 10%를 감축하고 해당 연도 보너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면서 직원 보상 수준을 둘러싼 불만이 다시 표면화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의 미국 회계기준(GAAP) 순이익은 2024 회계연도 7억7800만달러에서 2025 회계연도 85억4000만달러로 급증했다. 노조는 이처럼 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된 만큼 직원들에게도 그에 걸맞은 이익을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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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기자(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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