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 플래시’ 하반기 110% 급등
AI 서버 탑재량 늘면서 공급 부족
당장 공급량 못 늘려…상승세 지속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제품군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낸드플래시에 이어 AI 서버와 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고용량 'NOR 플래시'까지 가격이 반 년에 2배씩 껑충 치솟고 있다. NOR 플래시는 메모리 시장 점유율이 1%도 되지 않는 비주류 제품임에도 '칩플레이션'의 영향을 받고 있다.
1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256Mb 이상 고용량 NOR 플래시의 평균 계약가격은 전반기 대비 90~11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에 이미 누적 평균 100~120% 오른 데 이어 하반기에도 가격이 최대 2배 더 오른다는 얘기다.
NOR 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유지할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시스템 부팅에 필요한 펌웨어와 마이크로코드(프로세서나 칩 내부에서 하드웨어가 명령을 실행하도록 제어하는 저수준 명령어 코드) 등을 저장하는 데 쓰인다.
기존에는 자동차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디지털 콕핏, 산업용 제어기기 등이 주요 수요처였지만, 최근에는 AI 서버와 엣지 AI 기기, 로봇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AI 관련 제품이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면서 NOR 플래시 공급업체들이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대만과 중국 업체들이 설비투자와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실제 양산 제품이 시장에 공급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최근 메모리 제조업체들이 생산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AI 서버 한 대에 필요한 NOR 플래시 물량은 일반 서버의 3~5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AI 서버에 다수의 리타이머 칩(반도체 칩 사이를 오가는 고속 데이터 신호를 다시 정리하고 증폭해 신호 품질을 회복하는 칩)이 탑재되면서 각 칩의 마이크로코드 로딩을 위한 NOR 플래시 수요도 늘고 있다.
또 엣지 AI 기기와 AI PC, 로봇 등에서도 AI 모델의 펌웨어 용량이 커지면서 고용량 NOR 플래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궤도(LEO) 위성과 항공우주 전자장비에서는 빠른 부팅과 펌웨어 백업을 위해 신뢰성이 높은 NOR 플래시가 사용된다.
지상 수신 안테나에도 실시간 처리와 무선 펌웨어 업데이트(OTA)를 위한 NOR 플래시가 탑재된다.
방사선과 극심한 온도 변화에도 견딜 수 있는 제품이 요구돼 진입장벽도 높은 편이다.
최근 메모리 가격 고공행진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5달러로 전월보다 4.2%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메모리카드와 USB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가격도 30.5달러로 1.4% 오르며 2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트렌드포스는 "AI 관련 수요가 생산능력을 흡수하는 가운데 고용량 NOR 플래시의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256Mb 이상 제품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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