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타고 해외 유통망 넓어져

방송·영상 수출 3년새 40% 넘게 증가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하우스 파티'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하우스 파티'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K-콘텐츠의 주요 해외 진출 창구로 자리 잡으면서 수출 공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 완성작을 주로 판매했다면, 최근에는 글로벌 OTT와 손잡고 제작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판매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수출 실적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방송·영상 콘텐츠 수출액은 2022년 9억4805만달러에서 지난해 13억3952만달러로 3년 새 42.3%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액 증가율이 12.6%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수치다.

과거 방송 콘텐츠 수출은 완성된 콘텐츠를 특정 국가나 지역에 판매하는 형태가 주를 이뤘다.

지난해 5월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케이콘 재팬 2025' 행사장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CJ ENM 제공
지난해 5월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케이콘 재팬 2025' 행사장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CJ ENM 제공

국내에서 방영한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하면 해외 방송사가 해당 작품의 판권을 사들여 현지에서 방영하는 방식으로, 수출 시장도 일본·중국 등 아시아 국가가 90%에 달할 정도로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

하지만 2016년 넷플릭스를 필두로 글로벌 OTT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해외 방송사와 직접 계약하지 않고서도 콘텐츠를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글로벌 OTT는 2024년 기준 방송프로그램 수출 거래처 가운데 71.3%를 차지하며 핵심 수출 창구로 자리 잡았다.

수출 지역도 아시아를 넘어 북미·유럽·중남미 등으로 넓어졌다. K-콘텐츠의 저변 확대와 함께 글로벌 OTT를 통한 유통이 늘면서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다양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는 현재 190개 이상, 디즈니플러스(+)는 150개 이상 국가·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 판매 유형도 다양해졌다. 제작 단계에서부터 해외 방영권을 미리 판매하는 선판매가 이뤄지는가 하면, 국내 방영권과 해외 방영권을 각각 다른 사업자에 판매하거나, 글로벌 OTT에 여러 국가의 방영권을 한꺼번에 판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작품 포맷을 수출해 현지에서 리메이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제작비를 미리 확보하거나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글로벌 동시방영 사례가 늘면서 흥행에 따른 효과도 더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의 작품 흥행 여부가 빠르게 확인되면서 추가 수출 계약이 이뤄지는가 하면, 시즌제나 스핀오프 제작, 해외 리메이크, 포맷 판매 등 후속 사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2024년 12월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팬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2024년 12월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팬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2024년 12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팬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2024년 12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팬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일례로 '오징어게임'은 시즌1의 세계적인 흥행에 힘입어 후속 시즌이 제작됐다. 시즌1부터 시즌3까지 공개 후 91일간 누적 시청시간은 44억7460만시간에 달했고, 세 시즌 모두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권 TV 부문 시청수 1~3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게임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K-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시즌1은 2140만달러의 제작비로 8억9110만달러의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되며 글로벌 OTT가 K-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 뉴욕에서 '오징어게임' 시즌3 팬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미국 뉴욕에서 '오징어게임' 시즌3 팬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2023~2026년 한국 콘텐츠에 총 25억달러 투자를 발표했고, 디즈니+ 역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대작들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수출액으로 집계되지 않는 콘텐츠의 무형 수익까지 더하면 K-콘텐츠가 해외에서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는 더 커진다.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음향영상 및 관련 서비스 수입'은 7억577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0% 늘었다.

이 통계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콘텐츠를 해외에 판매한 금액뿐 아니라 해외 사업자가 국내 콘텐츠를 이용·방영하면서 지급한 사용료와 해외 제작에 참여하고 받은 대가 등 콘텐츠를 통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K-콘텐츠 수출로 인한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콘진원은 한류산업 수출이 1억달러 증가할 경우 화장품·식품 등 연관산업 수출이 2억2000만달러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생산 유발 효과는 5억7000만달러, 취업 유발 인원은 3389명으로 추산됐다.

이혜선 기자 hslee@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