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을 벌이던 상대방에게 “인간쓰레기”라고 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에 대해 대법원이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최근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3년 10월 한 병원 병실에서 다른 환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등 점등 문제로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인간쓰레기네”라고 말한 혐의(모욕)로 기소됐다.
A씨는 이와 별도로 2021년 4~5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인근 도로에 의왕경찰서 소속 경찰관을 비방하는 허위사실이 담긴 현수막을 설치한 혐의(명예훼손)도 받았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유죄 판단을 유지하면서 형량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낮췄다.
그러나 대법원은 ‘인간쓰레기’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어떤 표현이 개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거나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의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이 아니라,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정도이거나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이라면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이어 “일시적인 감정 표출에 해당하는 표현은 성별·인종·장애·성적 지향 등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에 기반한 표현이 아닌 이상, 모욕죄의 잣대를 적용해 국가형벌권으로 개입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A씨의 발언이 자신의 불만과 분노를 거칠게 표현한 단발적이고 즉흥적·충동적인 말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해당 발언이 객관적으로 B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의 모욕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대성 기자(kdsu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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