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 통합 ‘4723기 → 2509기’

밀집지 지중화·주민참여 확대

추진 중인 사업 갈등은 과제로

충북혁신도시 송전탑과 송전선로. [충북 음성군 제공]
충북혁신도시 송전탑과 송전선로. [충북 음성군 제공]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을 공급할 송전망 확충이 급해진 정부가 지역 주민 달래기에 나섰다. 기존·신설 송전선로를 통합해 철탑 2214기를 줄이고 주민 밀집 지역은 지중화를 확대한다. 송전망 주변 마을에는 태양광 발전 수익도 돌려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5일 국무회의에 이 같은 내용의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방안’을 보고했다. 전력 수요가 늘고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송전망 건설을 둘러싼 지역 갈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기존 2회선과 신규 2회선을 하나의 4회선 철탑으로 합치는 방식을 확대한다. 별도로 계획한 신규 선로끼리 묶는 방식도 활용한다.

현재 추진 중인 국가기간망 사업에 이를 최대한 적용하면 당초 계획한 철탑 4723기 가운데 2214기를 줄일 수 있다. 철탑 수는 2509기로 감소한다. 앞으로 신규 송전선로를 건설할 때도 기존 선로와 통합할 수 있는지 우선 검토한다.

주민 밀집 지역에서는 지중화도 확대한다. 대전 인구 밀집 지역을 지나는 신계룡~신천안 구간 약 10㎞를 비롯해 장성군과 군산·청양, 세종·청주 등에서 지중화를 검토한다. 신규 345㎸ 변전소의 약 2㎞ 출구간에도 지중화를 우선 적용한다.

주민 지원도 늘린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에 따라 경과지역 지방정부에 지급하는 ㎞당 20억원의 지원금 가운데 약 3분의 2를 주변 마을의 태양광 설비 설치에 우선 활용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계통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한다. 발전 수익은 주민에게 돌아간다. 정부가 제시한 사업모델에서는 세대당 연간 300만원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국가기간망 사업의 주민 직접지원 비중도 현행 50%에서 100%로 확대한다.

입지 선정 과정도 손질한다. 사업 초기 주민설명회를 의무화하고 횟수는 기존 2회에서 3회로 늘린다. 입지선정위원회 회의에는 주민 참관을 원칙적으로 허용한다. 후보 경과 대역도 2개 이상 제시한다.

다만 철탑을 줄이고 지원을 늘린다고 기존 갈등이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국가기간 송전망 사업 자체는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신계룡~북천안 등 일부 사업은 주민 반대로 경과대역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중화 역시 전면적으로 확대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전체 송전선로를 지중화하면 건설비와 전기요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대책도 주민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한 부분 지중화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수요를 비수도권으로 분산하는 ‘지산지소형 전력체계’도 추진한다.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와 동해·울산 데이터센터 등을 포함해 14GW 이상의 신규 전력수요를 발전 여력이 있는 지역에 배치할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전력망은 에너지 대전환과 첨단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필수 국가기반시설”이라며 “주민과 충분히 소통하고 실질적인 혜택을 나눠 사회적 갈등을 줄이면서 필요한 전력망을 적기에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우람 기자 kw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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