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법원 無信不立…모든 법관 유념해야”

김성수(57·사법연수원 24기) 대법관 후보자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 졸속통과 식약처장 청탁 전달’ 의혹에서 제넨셀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한 영장판사 유착 폭로에 관해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엄중히 징계할 수도 있겠다”고 밝혔다.

김성수 후보자는 14일 국회에서 진행된 대법관 인사청문회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정인재 부장판사가 2023년 제넨셀 창업자 강세찬씨 구속영장을 기각한 배경에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이던 김승원 후보자, 제넨셀 신약 브로커 양수진씨와 친분이 있었단 의혹을 들어 ‘후보자가 윤리감사심의관을 맡았다면 어떤 조치를 했겠냐’고 묻자 이처럼 답변했다.

앞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이른바 ‘오빠 독약로비’ 의혹을 제기한 초기, 정인재 부장판사가 2022년 2월 양씨 및 김승원 후보자와 포즈를 취하며 찍은 양씨 SNS 사진이 지난 3일 언론에 폭로됐다. 2023년 정 판사는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판사로서 제넨셀 의혹 핵심 강씨의 1차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승원 후보자가 판사 시절인 2002년경 정 판사와 같은 법원에서 근무한 이력도 불거졌다.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수 후보자는 2006년 2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 윤리감사제1담당관, 윤리감사심의관을 맡아 윤리감사관을 보좌한 바 있다. 그는 주진우 의원의 질의에 “전체적인 사실관계 자체를 모르고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 더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사실관계가 확인돼야 한다”고 전제하되 “위원님 말씀이 사실이라면 엄중히 징계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판사의 아들이 2024년 김승원 의원실 입법보조원으로 3개월여 근무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성수 후보자는 ‘정 판사 아들이 김승원 의원실 채용된 게 적절했는지’ 물음엔 “예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해야 할 텐데, 예전에도 ‘공정성을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윤리감사관실에서 교육했다”며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에서 여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정 판사는 지난 7일 소속인 서울중앙지법을 통해 “별도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넘어간 바 있다. 김성수 후보자는 “법원에선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 없이 존립할 수 없다)이란 한자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결국 신뢰가 없으면 법원이 존립할 수 없고 궁극적으로 재판을 통해 국민들에게 얻을 것은 신뢰”라며 “모든 법관이 더욱 조심하고 유념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김승원(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약사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신약 ‘식약처 민원’을 2021년 전달한 양수진씨(왼쪽), 2023년 제넨셀 대표의 1차 구속영장 심사를 맡아 기각한 정인재(오른쪽) 부장판사와 2022년 2월 함께 찍은 사진이 양씨의 인스타그램에서 발견돼 올해 9월 3일 채널A에서 첫 보도했다. [채널A 보도화면 갈무리]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김승원(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약사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신약 ‘식약처 민원’을 2021년 전달한 양수진씨(왼쪽), 2023년 제넨셀 대표의 1차 구속영장 심사를 맡아 기각한 정인재(오른쪽) 부장판사와 2022년 2월 함께 찍은 사진이 양씨의 인스타그램에서 발견돼 올해 9월 3일 채널A에서 첫 보도했다. [채널A 보도화면 갈무리]

한편으로 김성수 후보자는 여권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엔 선을 그었다. 그는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장이 헌법상 자신의 권한을 행사(대법관 임명 제청)한 것을 두고 정치권이 대법원장 사퇴를 압박하는 게 바람직하냐’고 묻자 “견제와 균형에 따라서 그런 비판을 할 수는 있겠지만, 사법부 구성원인 저로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정치권 내 대법원 청사 지방 이전론엔 “대부분 국민이 서울에 계신 마당에 사법 접근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러 가지 고려 요소 중 하나겠지만, 개인적으론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게 맞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김도읍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이 ‘대부분 국민이 서울에 거주’ 발언을 지적하자 “수도권이라고 해야겠다. 단정적인 표현으로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정정했다.

검찰 보완수사·수사지휘를 폐지한 개정 형사소송법 관련, 김성수 후보자는 ‘법원의 재판 부담이 증가하게 됐다’는 주철현 민주당 의원의 말엔 “지난번에 전 법무부장관도 그런 취지의 말씀을 하신 것으로 들었다”며 “저희가 보기에도 재판 업무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이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직권주의를 적용해 직권에 따른 증거 채택·조사·심문을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그렇다”며 “대법원(대법관) 증원도 필요하지만, 하급심 인력도 필요하다는 게 계속된 저희 요청인 것으로 안다. 도와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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