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민간 정유사 현물 싹쓸이로 프리미엄 폭등

산업계 원가 상승과 물류 부담을 호소

국내 정유업계 “비축유 활용으로 수급 대란 없어”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 격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중국 정유사들의 대체 원유 ‘싹쓸이’ 매수가 현물 프리미엄 폭등을 유발하며 글로벌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른 여파로 한국 정유업계 역시 원유 수급 및 원가 부담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와 사우디·예멘 후티 반군 간 교전에 따른 홍해 항로 위협으로 해상 원유 수송 차질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가 일제히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하며 원유 수급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급 불안 속에서 글로벌 원유 시장의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는 변수는 중국이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값싼 이란산 원유 수입이 막힌 데다, 시노펙과 위롱석유화학 등 중국 대형 국영 정유사들이 러시아산 동시베리아·태평양송유관(ESPO) 원유를 독점하자, 중국 전체 원유 수입의 20%를 차지하는 소규모 민간 정유사 ‘티팟(teapot)’들까지 대체 원유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티팟 정유사들은 서아프리카 및 북·남미산 원유를 2000만 배럴 이상 긴급 매수하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캐나다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출되는 중질유는 물론, 중국 신장 지역의 내수용 원유에까지 손을 뻗으며 브라질, 캐나다, 이라크 등으로 대체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정유사들의 폭발적인 대체 원유 수요 몰림 현상으로 인해, 대체 유종의 현물(스팟) 프리미엄은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22달러 이상 폭등하는 등 글로벌 수급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티팟 정유사들은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출되는 캐나다산 중질유를 아프라막스(Aframax)급 화물 기준으로 최소 4건 이상 매입했다. 이 중 한 거래는 10월~11월 인도분 기준 ICE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3.70달러의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에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원유 현물 프리미엄 폭등과 수송비 증가 여파에 국내 산업계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나프타를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석유화학 업계는 하반기 실적 악화를 경계하고 있으며, 정유업계 또한 분쟁 장기화에 따른 물류 병목 현상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전쟁 초기 원유 도입 차질로 지난 4월 국내 원유 도입량은 2010년 이후 최저치(약 6450만 배럴)까지 떨어졌으며, 원료 수급 불안정으로 주사기·물약병·수액세트 등 의료 소모품 수급 불안과 비닐 포장재 부족 및 가격 급등을 겪은 바 있다.

우리 정부는 당장 국내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정유업계와 정부는 비축유 활용 등을 통해 단기적인 수급 불안을 방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분쟁 장기화에도 현재 국내 석유제품 수급대란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수급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원유 도입량은 9318만 배럴로 전년 동월 대비 9.8% 증가했다. 정부의 원유 수급 지원과 비축유 스와프 시행 효과로 초기 공급 차질 문제가 사전 해소되었다는 설명이다. 물량이 당장 물량이 끊긴 것은 아니지만, 원가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국내 정유사들 역시 중동산 원유의 대안으로 미국산 원유 등 스팟(단기 현물) 물량 매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에쓰오일을 제외한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캐나다, 미국, 브라질, 가이아나 등 아메리카 대륙으로 원유 조달처를 발 빠르게 다각화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도입 원유 중 미국·캐나다·중남미 등 아메리카산 비중은 23.1%, 아시아산 5.0%, 아프리카산 2.2%를 기록하는 등 비(非)중동산 원유의 비중이 지속해서 확대되는 추세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 로이터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 로이터 연합뉴스
강민성 기자(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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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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