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
소상공인 보호 지원법 개정안
소상공인에게 정부 지원은 가게를 지키고 일어설 기회가 된다. 그런데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사업장을 쪼개 소상공인 자격을 얻고, 그 이름으로 지원을 받는다면 제도의 취지는 무너진다. 규모가 큰 기업과 경쟁하며 버텨온 영세 사업자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에서까지 밀려나서는 안 된다. 소상공인이라는 이름이 누구에게 주어지는지부터 분명히 해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지원 혜택에만 머물지 않는다. 실제 사업 규모와 경영 형태가 소상공인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 소상공인 단체의 대표가 된다면,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 정책 지원의 공정성과 대표 조직의 정당성은 맞닿아 있다. 누구를 지원할 것인지 못지않게 누가 소상공인을 대표해 말하고 결정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지난달 13일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소상공인연합회 정회원의 자격과 의결권·선거권을 법률에 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사업장 쪼개기를 통한 편법 자격 취득을 막고, 지역 소상공인의 참여를 넓혀 대표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핵심은 연합회 정회원 단체 대표자의 소상공인 여부를 사업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다. 대표자가 여러 사업장을 운영하는 경우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이 가장 큰 곳을 주된 사업장으로 보고 소상공인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규모가 작은 사업장 하나를 내세워 소상공인 지위를 주장하는 편법을 막겠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의 이름으로 활동하는 단체라면 대표자의 자격부터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의 권익을 대변하는 법정단체이자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는 공직유관단체다. 구성과 운영에는 공공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정회원의 자격과 의결권·선거권 등 대표성을 좌우하는 핵심 사항은 하위 법령에 맡겨져 있다. 이를 법률에 명시해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취지다.
대표 자격을 바로 세우는 일과 함께 참여의 문도 넓혀야 한다. 개정안은 지역을 대표하는 연합회 광역지회를 정회원으로 규정하고 의결권과 선거권을 부여하도록 했다. 일부 정회원 단체에 한정된 의사결정 구조를 보완해 지역 소상공인이 연합회의 운영과 대표 선출에 참여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현장의 의견을 듣는 데서 나아가 그 의견이 조직의 결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
소상공인이 겪는 어려움은 업종과 지역에 따라 다르다. 관광객의 방문에 매출이 좌우되는 상권과 지역 주민의 소비에 의존하는 상권의 요구가 같을 수 없다. 제조업 소공인과 음식점·미용실을 운영하는 사업자의 현안도 다르다. 이 차이를 정책에 담으려면 의견을 모으는 조직부터 현장을 포괄해야 한다. 광역지회의 참여 확대는 지역별 특성과 수요를 연합회의 의사 결정에 반영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다.
자격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를 넓히는 두 과제는 하나로 이어진다. 소상공인이 주체가 되는 대표 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편법으로 얻은 지위가 대표성까지 보장하는 통로가 돼서는 안 되며, 지역에서 생업을 지키는 소상공인의 의견은 조직 운영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 연합회가 현장을 충실히 대변할수록 정부와 국회도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확하게 정할 수 있다.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법은 지원의 필요성을 선언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지원이 필요한 사람의 몫을 지키고, 당사자가 자신의 문제를 말할 수 있는 구조까지 갖춰야 한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자격 기준의 실효성과 지역 대표성 확대 방안을 살피겠다. 소상공인의 이름을 빌린 편법은 걷어내고, 그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목소리는 더 크게 반영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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