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8개월 새 1.155%p 상승

저신용자 리볼빙 금리 20% 육박

추가 금리 인상 땐 조달비용 더 커져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카드사의 주요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금리가 연초보다 1%포인트(p) 넘게 뛰면서 과거 저금리로 발행한 채권을 비싼 금리로 차환해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늘어난 비용이 카드론과 리볼빙 등 금융상품 금리로 옮겨붙으면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한층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금리 지표인 금융채Ⅱ(금융기관채·무보증·AA+·3년물)의 5개 민간 채권평가사 평균금리는 지난 11일 기준 연 4.565%로 집계됐다.

지난 1월 12일 연 3.359%와 비교하면 8개월 만에 1.206%p 상승한 것이다. 여전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것은 국내외 시장금리가 일제히 상승한 영향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와 주요국의 재정 부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국채금리가 수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올린 데다 국고채 공급 확대 부담까지 겹치며 채권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과 달리 예·적금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금융기관 차입금 등을 통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한다.

특히 회사채 의존도가 높은 만큼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신규 채권 발행과 기존 채권 차환에 드는 이자비용이 직접 늘어나는 구조다.

과거 낮은 금리로 발행한 카드채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는 약 9조7000억원이다.

카드사들은 해당 채권을 상환하거나 새로 발행한 채권으로 차환해야 하는데, 현재 금리가 과거보다 높아진 만큼 기존보다 비싼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조달비용 상승은 이미 소비자가 이용하는 카드대출 금리에도 나타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의 신용카드상품 비교공시를 분석한 결과 8개 전업카드사(현대·롯데·비씨·삼성·신한·KB·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월 공시 기준 연 13.93%에서 8월 공시 기준 연 14.15%로 0.22%p 상승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현대카드가 연 15.32%로 가장 높았고 롯데카드 연 14.66%, 삼성카드 연 14.48% 순이었다. 가장 낮은 하나카드도 연 13.98%에 달했다.

결제성 리볼빙 평균금리도 같은 기간 연 17.31%에서 17.38%로 0.07%p 올랐다. 8월 공시 기준 8개 카드사의 리볼빙 평균금리는 연 16.11~18.40%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점수 700점 이하 회원에게 적용된 평균금리는 연 17.58~19.67%로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근접했다.

문제는 여전채 금리 상승이 카드론과 리볼빙 금리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이 기존에 확보해 둔 자금을 먼저 사용하기 때문에 최근의 조달금리 상승분은 아직 금융상품 금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동발 유가 불안이 국내 물가를 자극하면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국고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이를 토대로 발행되는 여전채 금리에도 추가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정부의 확장재정에 따른 국고채 공급 확대와 주요국의 고금리 장기화까지 겹칠 경우 카드사의 조달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와 법정 최고금리 규제로 대출금리를 무작정 높이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조달비용을 대출금리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카드사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고, 반대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 카드론·리볼빙 금리 인상이나 카드 혜택 축소, 무이자 할부 기간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금리가 오른다고 국내 여전채 금리가 그대로 따라 상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국내 시장금리도 높은 수준이어서 조달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렵다"며 "과거 저금리로 발행한 채권의 만기가 돌아올수록 높은 금리로 다시 자금을 마련해야 해 카드사의 금융비용 부담은 당분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유진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