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주 순유입 1~3위 MMF·금리형 ETF 차지
증시 불확실성에 적극 베팅보다 대기자금 운용 수요↑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대기자금이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고 있다. 증시 내 반도체 업종의 주도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주가 상승을 적극적으로 좇기보다 증권계좌 안에서 단기 금리 수익을 챙기면서 다음 투자기회를 기다리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14일 코스콤 ETF 체크(CHECK)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ETF는 'TIGER 머니마켓액티브'로 5523억원이 순유입됐다. 'RISE 머니마켓액티브'가 3633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에도 3125억원이 들어왔다.
순유입 1~3위를 모두 머니마켓·금리형 ETF가 차지한 셈이다.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에도 1696억원이 유입됐다. 이들 4개 상품에 들어온 자금만 총 1조3977억원에 달한다.
반면 대표적인 지수형 상품인 'TIGER 미국S&P500'에는 같은 기간 1803억원이 순유입됐다. TIGER 머니마켓액티브 1개 종목으로 유입된 금액이 미국 대표지수 ETF의 3배를 웃돈다.
장치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불안 심리가 높아지면서 대기성 자금 성격이 짙은 머니마켓펀드(MMF) ETF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이외에도 지수형과 커버드콜, 금리 상승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는 보험·미국 금융 ETF 등이 자금유입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거래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증시의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 어려워진 점도 투자자들이 현금을 서둘러 주식으로 옮기지 않는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과거 반도체 외 주도주가 부상했던 종목 장세와 현재의 시장 환경에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주도주가 다시 뚜렷해지거나 지수 자체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반도체 외 주도주가 형성됐던 종목장세 환경과 현재 시장은 상당히 다른 상황"이라며 "반도체 중심의 리더십이 회복되거나 전체적인 지수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실적 모멘텀 둔화와 개인 순매수 회복 여부 등 종목장세를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을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 방향성이 뚜렷해질 때까지 투자 시점을 늦추려는 수요가 늘면서 파킹형 ETF가 증권계좌 내 '현금 보관소' 역할을 하고 있다. 파킹형 ETF는 투자 대기자금을 잠시 주차해두는 용도로 활용되는 상품이다. 단기채권이나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거나 양도성예금증서(CD)·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등 단기금리를 추종해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으로 금리 수준의 수익을 추구한다.
상품별 운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머니마켓액티브 ETF는 국고채·통안채를 비롯한 단기채권과 CP 등 만기가 짧은 자산을 주로 편입한다. CD금리형 ETF는 91일물 CD 금리를, KOFR금리형 ETF는 금융기관 간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KOFR를 각각 추종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파킹형 ETF의 장점은 투자 대기자금을 증권계좌 밖으로 옮길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주식을 매도한 뒤 당장 투자할 종목이 없다면 현금을 그대로 두는 대신 파킹형 ETF를 매수해 단기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이후 투자할 주식이나 ETF가 생기면 다시 매도해 자금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파킹형 ETF를 은행의 파킹통장과 같은 상품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ETF인 만큼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며 원금도 보장되지 않는다.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변동할 수 있고, 상품별 운용 구조와 비용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파킹형 ETF는 증권계좌 안에서 다음 투자기회를 기다리는 자금을 운용하기에 편리하다는 점이 장점"이라면서도 "예금자 보호가 되는 파킹통장과는 성격이 다른 만큼 자금을 언제 다시 사용할지,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따져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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