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5개 공항 폭탄테러·흉기난동 예고글

공권력 낭비시킨 30대…처벌 후 법무부 손배청구

1심 2928만→2심 2277만원…배상 책임 70%로

국가의 보호의무 이행 당연 집행비용등 일부 제해

지난 2023년 8월 6일부터 제주공항 등 5개 공항에 폭탄테러와 흉기살인을 저지르겠다는 글(왼쪽)이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와 7일 해당 공항들에서 경찰특공대와 장갑차 등이 동원돼 특별수색을 벌이며 대비했다(오른쪽). [인터넷 커뮤니티·KBS 제주 보도영상 갈무리]
지난 2023년 8월 6일부터 제주공항 등 5개 공항에 폭탄테러와 흉기살인을 저지르겠다는 글(왼쪽)이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와 7일 해당 공항들에서 경찰특공대와 장갑차 등이 동원돼 특별수색을 벌이며 대비했다(오른쪽). [인터넷 커뮤니티·KBS 제주 보도영상 갈무리]

‘전국 5개 공항 폭탄테러 예고’ 협박글을 올려 공권력 낭비를 유발한 30대가 국가에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2심에서도 유지됐는데, 배상 책임 인정 액수는 일부 줄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제주지방법원 민사5-2부(김경태 부장판사)는 대한민국이 30대 A씨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A씨는 원고에게 약 2277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1심에서의 2928만원보다 배상 명령 액수가 651만원여 줄었다.

A씨는 지난 2023년 8월 6~7일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제주·김해·대구·인천·김포 총 5개 공항에 대해 “폭탄을 설치했다, (공항에서)나오는 인간들 흉기로 살인하겠다”는 식의 범행 예고글 6건을 올린 혐의(항공보안법 위반·협박 등)로 구속기소된 뒤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받은 상태다. 당초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가 2심에서 형이 늘었고, 대법원이 상고 기각해 확정됐다.

A씨는 컴퓨터 관련 전공자로,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외 IP로 우회 접속해 글을 올렸으며 범행 후엔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로 “해외 IP로 추적 회피를 사용하면 경찰이 과연 나를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A씨의 글로 인해 전국 5개 공항에 300여명 이상 경찰력과 장갑차까지 투입된 대대적인 수색이 이뤄지는 등 공권력이 낭비됐다. 이에 법무부는 3253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고 A씨를 상대로 손배 청구했다. A씨 측은 “국가의 치안 유지 활동 비용을 민사상 손해로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1심은 흉기 난동 사건으로 사회적 불안이 높았던 상황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글로 대규모 경찰력이 동원될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공히 “피고의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가 없었다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배상 의무를 인정했다. 또 “그 비용은 일반적인 범죄 예방 및 수사 활동으로 발생하는 비용의 범위를 넘어선다”고 봤다.

또 불특정 다수 무차별적 살상을 암시한 게시물의 위험성, 이로 인한 전 국민적 공포·불안감 등을 고려하면 A씨가 검거될 때까지 발생한 비용과 범행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짚었다. 다만 손해액엔 ‘국가가 기본적 보호 의무를 이행하며 당연히 집행해야 하는 일반적 비용’도 포함됐고, ‘차량 유류비 산정액’이 실제 지출액과 다를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A씨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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