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글로벌 전기동력차 판매 885만대

유럽서 中브랜드 판매 90.6% 급증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동력차(BEV·PHEV) 판매가 중국과 미국의 수요 둔화에도 유럽과 신흥국의 성장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내수 시장 규모가 두 자릿수 감소했음에도 유럽과 신흥국에서 판매를 빠르게 늘리며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1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동력차 판매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동력차 판매는 88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전체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동기보다 1.3%포인트(p) 상승한 20.7%를 기록했다.

동력원별로는 순수전기차(BEV)가 629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하며 전체 신차 시장의 14.7%를 차지했다. 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중국의 보조금 요건 강화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인센티브 종료 등에 따른 수요 둔화로 12.0% 감소한 256만대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그동안 세계 전기차 시장을 이끌어 온 중국과 미국의 판매가 나란히 감소한 반면 유럽과 신흥 시장이 빈자리를 메웠다.

중국의 전기동력차 판매는 상반기 458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했고 미국은 55만대로 28.8% 줄었다. 반면 유럽은 235만대로 31.7% 증가했다. 동남아시아와 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도 신규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

중국 내수 시장은 구매세 감면 축소와 보조금 지급 기준 강화,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역성장했지만, 중국 업체들은 수출과 해외 현지 진출을 확대하며 오히려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BYD와 지리, 상하이자동차(SAIC), 체리, 립모터, 창안 등 중국계 6개 그룹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전기동력차 판매의 62.3%를 차지했다. 중국 시장이 글로벌 전기동력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2%에서 50%대로 낮아졌지만 중국계 기업의 글로벌 과점은 오히려 심화됐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센 곳은 유럽이다.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중국계 브랜드의 전기동력차 판매량은 53만1862대로 전년 동기 대비 90.6% 급증했다. 이에 따라 중국계 브랜드의 유럽 전기동력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15.6%에서 올해 22.3%로 6.7%p 상승했다. 유럽에서 판매된 전기동력차 5대 중 1대 이상이 중국계 브랜드인 셈이다.

BYD의 유럽 전기동력차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 7만1154대에서 올해 16만9361대로 138.0% 늘었다. 체리는 같은 기간 1만3348대에서 7만3001대로 446.9%, 립모터는 8282대에서 5만5001대로 564.1% 각각 증가했다.

반면 유럽에서 국내 브랜드의 성장 속도는 중국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계 전기동력차 판매량은 15만933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했지만 시장 전체가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점유율은 7.4%에서 6.7%로 0.7%p 하락했다. 현대자동차·기아의 경우 BEV 판매는 34.2% 증가한 반면 PHEV 판매는 25.0% 감소했다.중국 업체의 해외 확장은 글로벌 업체별 순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상반기 전 세계 전기동력차 판매 상위 10개 그룹 가운데 6곳이 중국계였다. BYD는 228만9989대를 판매해 점유율 25.9%로 1위를 지켰고 지리가 112만7496대로 2위에 올랐다. SAIC는 4위, 체리는 6위, 립모터는 7위, 창안은 9위를 각각 차지했다.

3위는 미국 테슬라, 5위는 독일 폭스바겐그룹이었으며, 현대차·기아는 35만8366대를 판매해 점유율 4.1%로 8위를 기록했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중국 동부 장쑤성 쑤저우항에서 수출 기다리는 전기차들. 연합뉴스
중국 동부 장쑤성 쑤저우항에서 수출 기다리는 전기차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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