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유통·플랫폼 포함…탈루 혐의 1조원대
“물가안정 교란, 조세범칙사건으로 전환해 단호히 대처”
국세청이 국민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와 패션 등 ‘의식주’ 관련 필수 생활비 상승을 부추긴 탈세혐의 업체를 적발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적발된 업체는 농축산물 유통업체 23곳, 가공식품·외식 프랜차이즈·배달플랫폼 16곳, 패션플랫폼 2곳 등 41곳이다.
국세청은 14일 이들 업체가 담합 및 독・과점 등 불공정행위와 원가 부풀리기 등의 수법으로 소비자에게 물가 부담을 전가했고, 약 1조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들은 원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판매가격을 올린 뒤 거짓세금계산서를 받고 허위 원가계상 등으로 이익을 축소한 혐의다.
◆ 농축산물 유통업체...“불공정 행위로 장바구니 부담 가중”
농축산물 분야에는 계란 생산 농가 11곳과 곡물·과일·육류 수입·유통업체 12곳이 포함됐다.
계란 농가들은 무자료 거래를 요구하고, 비사업용 계좌로 판매대금을 받은 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수입금액에서 누락하는 수법이 적발됐다. 배우자 명의의 실체 없는 양계장에 매출을 나눠 축산소득 비과세 규정을 악용하고, 거짓 계산서를 주고받은 사례도 드러났다.
0% 할당관세로 돼지고기를 수입한 업체는 대표자 자녀 명의의 유령사업자를 거래 중간에 끼워 유통마진을 챙긴 뒤 단기간에 폐업한 혐의다.
참깨 수입업체는 저율관세할당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는 과정에서 위장업체를 세운 뒤 매출을 분산해 거짓 계산서로 매입 원가를 부풀렸다. WTO・FTA 협정에 따라 특정품목에 대해 일정물량까지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를 악용한 사례다.
◆가공식품・외식 프랜차이즈・배달 업체...“원가 부담을 과도하게 전가”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방만한 내부 경영과 고의적인 세금 탈루행태를 드러냈다.
전국적으로 2000여 개의 가맹점을 갖춘 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사주의 개인 지출을 가맹점주 지원 비용으로 둔갑시켰고, 사주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에 유원지 내의 알짜 직영점을 무상으로 양도한 후 재료를 저가 공급해 비합리적인 손실을 떠안는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했다.
소스·만두류 제조업체는 사주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의 물류센터 사용료를 대신 내고 해외 현지 법인에 투자금 명목으로 고액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다른 가맹본부는 리베이트 매출을 누락하고 직원 명의로 가맹점을 운영하거나 법인 명의 슈퍼카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배달 플랫폼도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프로모션 비용을 입점업체에 전가하거나 국내에서 벌어들인 1조원대 이익을 세금 부담 없이 해외 지배주주에게 이전한 혐의가 드러났다.
◆ 패션플랫폼 업체...“지배적 지위에서 가격 인상 유발”
지배적 지위에서 가격 인상을 유발시킨 패션플랫폼 2곳도 적발됐다. 월등한 플랫폼 이용률을 매개로 입점업체에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부담을 떠넘기고, 기습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변칙적인 회계처리로 고의적 매출 누락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수관계법인에 광고비와 용역비를 과다 지급하고, 재고자산을 비싸게 매입해 원가를 부풀린 정황도 확인됐고, 법인 명의로 고가 아파트를 임차해 사주가 개인적으로 거주하는 전형적인 사익편취 행위도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민생회복을 위한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발맞춰 실생활 밀접 분야의 탈루행위를 엄정 대응하겠다”며 “차명계좌를 통한 수익은닉이나 거짓세금계산서 수수, 명의대여 등 조세범죄 혐의는 조세범칙사건으로 전환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권성하 기자(kwonmine1@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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