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는 나이 아닌 역동성… 권한 분산·책임경영 강화

"AI·디지털 격변 대응할 3~5년이 금융그룹 명운 좌우"

리딩 금융은 새로운 표준 만드는 것… 고객·사회와 동반성장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부문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KB금융 신관 로비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부문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KB금융 신관 로비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근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내정자가 후보 선임 이후 첫 출근길에 나서며 '분권화된 조직', '시스템 중심 경영'을 새로운 리더십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역대 최대 실적에 안주하기보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고령화와 머니무브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KB금융만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 내정자는 14일 출근길에서 "특정인의 개인기가 아닌 시스템과 프로세스로 움직이는 분권화된 조직을 지향하겠다"며 "회장 한 명에게 힘이 집중되기보다는 지속 가능하고 분권화된 조직, 프로세스로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조직문화의 변화와 함께 '세대교체'의 의미도 새롭게 정의했다. 단순히 젊은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성과와 역동성을 중심으로 인재를 기용하겠다는 의미다.

이 내정자는 "세대교체는 단순히 물리적 나이가 어린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나이에 국한하지 않고 신속하고 책임감 있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역동성이 진정한 의미의 젊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제공하고 조직에 대한 헌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령보다는 변화에 대한 대응력과 성과, 구성원과의 소통 역량 등을 중시하는 인사·조직 운영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의 향후 경영환경에 대해서는 낙관론보다 변화에 대한 긴장감을 강조했다. 현재 KB금융이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3~5년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내정자는 "압도적 성과 위에서 제가 선임된 것은 1등에 안주하지 말라는 메시지"라며 "고령화와 머니무브, AI와 디지털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향후 3~5년의 대응이 금융그룹의 명운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KB금융이 지향해야 할 '리딩 금융그룹'의 의미도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단순히 자산이나 순이익 등 규모의 경쟁에서 앞서는 것을 넘어 금융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진정한 리딩 금융이라는 설명이다.

이 내정자는 "잘 갖춰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단순히 국내 리딩 타이틀을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며 "진정한 리딩이란 해당 산업의 새로운 표준과 기준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시장 중심으로 금융산업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금융그룹의 사회적 책임도 주문했다. 수익성과 성장성뿐 아니라 고객과 투자자, 사회와의 동반성장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내정자는 "단순히 수익만 많이 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 투자자, 사회와 동반 성장하는 것이 진정으로 이기는 길"이라고 말했다.

현재 KB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약 98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과 17조원 규모의 포용적 금융을 언급한 그는 "향후 상생 금융의 실천 방안과 리딩 금융의 참모습을 더욱 깊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경영의 연속성도 강조했다. 이 내정자는 기존 KB금융이 쌓아온 경쟁력은 계승하되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새로운 변화를 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KB금융의 비즈니스 연속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기존의 장점들을 잘 이어나갈 것"이라며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기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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