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김지용 인선 고리로 李 공개 비판
13일 토크콘서트에선 ‘이승만 정권 친일파 중용’ 비유
李, 개혁 의지 재확인… 선동·역결집 경계에도 갈등 들불
검사 정원·공소청 직제 보완도 지시 채현일·박범계 가세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지명을 고리로 이재명 대통령을 정면 비판하면서 검찰개혁을 둘러싼 범여권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개혁 의지는 변함없다”며 과격한 선동을 경계한 데 이어 여당 의원들도 추 지사 비판에 나섰다. 추 지사는 당 내부의 반발에도 이재명 정부의 첫 중수청장 지명 과정을 이승만 정권의 친일파 기용에 빗대기도 했다.
추 지사는 이 대통령의 경고 이후인 13일 오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토크콘서트에서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어느 한 피해자가 나서서 ‘내가 가장 큰 피해자 아닌가. 이 정도면 됐지 않나’ 이런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민생을 옥죄고 부패 카르텔을 봐주며 내란까지 일으켰다”고 주장하면서 “검찰개혁을 안 할 이유가 없는데 안 한다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힘을 실어달라고도 호소했다.
‘가장 큰 피해자’라는 표현은 이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 문제를 설명하며 “제가 가장 큰 피해자”라고 말했다. 당시 감정과 개인의 입장을 배제하고 중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추 지사는 특히 김 후보자에 대해 “중수청장이 정말 중요한 자리”라면서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배운다’라고 한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 세력을 갑자기 중용하면서 ‘나라를 운영하기 위해선 필요하다’라고 했다. 지금이 (그때와)비슷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지사는 앞서 12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2026년 경기도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에서도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세력을 징벌해야 한다며 “왜 이들 세력에게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를 “한동훈과 한배를 탔던 사람”이라고 지칭하며 이런 인선이 주권자 국민의 뜻에 부합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저녁 엑스(X·옛 트위터)에 박태훈 청년오늘연구소장의 글을 공유하며 “개혁의 목표와 가치를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추 지사 등 특정 인물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검찰개혁 후퇴를 주장하는 범여권 내부 비판을 의식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혁명적 변화를 바라는 순수한 열망을 이용해 선명성을 드러내는 과격한 선동이 저항과 역결집을 불러 개혁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혁의 절차와 인사 원칙도 강조했다. 사회적 공감을 넓히고 고통과 저항을 줄여 성과로 개혁을 증명해야 한다는 취지다. 부정하거나 무능한 사람을 가깝다는 이유로 기용하자는 것은 실패로 가는 길이라고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안의 보완도 지시한 상태다. 지난 10일 공소청 검사 정원을 기존 검찰과 같은 2292명으로 유지하는 방안과 경찰 불송치 사건을 심사하는 ‘사법통제부’ 명칭 등을 재검토하도록 했다.
전날 추 지사의 대통령 비판에는 반발도 이어졌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서 “국정 동력을 훼손하고 국민불신만 가중하는 자해정치”라고 지적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이날 검찰개혁 성과를 강조하며 “비판은 할 수 있지만 시퍼렇게 피멍들게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어느 정권에서도 본 일이 없는 하극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추 지사의 행동을 방치하면 “민주당에서 대통령은 아무나 걷어차는 존재가 된다”며 당 기강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논쟁도 검찰개혁에 대한 이견보다 진영 내부의 권력투쟁이 본질이라고 해석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