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이후 엇갈린 시장… 강남 하락에도 서울 집값 안 꺾여

경매 시장도 50억 여의도는 ‘유찰’… 6억 신내동은 고가 낙찰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급매가 나오며 하락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10억원 안팎의 중저가 아파트는 신고가를 기록하며 전반적인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2차'는 이달 4일 전용 79.42㎡가 41억6000만원에 팔리며 직전 거래(최고가·47억5000만원)보다 약 6억원 내린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푸르지오' 전용 84㎡도 지난 7월 34억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지난달 24일엔 4억원 이상 내린 29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평형이 30억원 이하에 거래된 건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송파구 잠실동 '우성1·2·3차'도 전용 131㎡가 지난달 14일 34억원(3층)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6월, 38억원, 2층)보다 4억원 낮은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올해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직전 세운 최고가(39억원)와 비교해선 5억원 내린 셈이다.

반대로 10억원 안팎의 단지가 몰린 지역에선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성북구 돈암동 '돈암브라운스톤'의 전용 84㎡는 지난달 26일 11억9700만원에 손바뀜하며 직전 거래(7월, 8억9000만원)보다 3억원 높은 가격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2차'의 전용 59㎡도 지난달 20일 9억5000만원에 팔리며 직전 거래보다 1억원 높은 가격에 최고가를 새로 썼으며, 강북구 우이동 '대우'도 지난달 26일 전용 84㎡가 직전 거래보다 9500만원 오른 7억55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체 아파트 거래 중 10억원 이하 아파트들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약 5주간의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이날 분석한 결과, 전체 3137건의 거래 중 1945건(62%)이 10억원 이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매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고가 주택은 잇따라 유찰되는 반면, 중저가 아파트는 높은 낙찰가율을 보이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전용 146.7㎡는 지난달 25일 2회차 경매에서도 유찰됐다. 지난 7월 22일 감정가 50억8300만원에 진행된 첫 입찰에서 유찰된 뒤 지난달 25일 최저가 40억6640만원 수준에 2회차 경매가 진행됐지만 응찰자가 없었다. 이 물건은 이달 30일 최저가 32억5312만원(감정가의 64%)에 3회차 경매를 앞뒀다.

고가 주택의 세 부담이 나날이 강화되면서 감정가 3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점점 하락세다. 올해 5월 109.7% 수준이었던 낙찰가율은 7월과 8월 들어 각각 90.0%, 90.9%로 떨어졌다.

이와 달리 중저가 아파트는 감정가를 크게 웃도는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동대문구 용두동 '신동아아파트' 전용 58.6㎡는 17명이 응찰해 감정가(6억9500만원)의 132%인 9억399만원대에 낙찰됐다. 중랑구 신내동 '신내아파트' 전용 59.8㎡ 또한 16명이 경쟁을 벌여 감정가(6억200만원)의 128.8% 수준인 7억752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전체 아파트값 하락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가격대를 나눠서 핀셋 정책을 한다고 해도 지금은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핀셋 규제가 효과를 내려면 수요자의 (주택) 선택권이 넓어야 하는데, 지금은 입주물량 부족으로 선택권 자체가 제한적이라 중저가로 쏠리는 흐름을 막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세 부담 강화로 강남 집값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저가 시장이 받쳐주면서 서울 전체로는 (아파트값) 하락 전환할 가능성은 작다"고 부연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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