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최고 3.6%… 신협 4.3% 상품 등장

저축은행 평균금리 두 달 새 0.2%p 내려

대출 제한·유동성 확보… 수신 경쟁서 한발 빼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권의 예금금리 경쟁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지만 저축은행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과 새마을금고·신용협동조합이 잇달아 수신금리를 높이는 사이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대출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 이미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한 저축은행들이 굳이 높은 이자를 지급하며 자금을 끌어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의 1년 만기 최고금리를 연 3.1%에서 3.6%로 0.5%포인트(p) 인상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상품은 신규 가입 직전 연도 말 기준으로 우리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고객에게 1.0%p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비대면 전용 상품이다.

우리은행은 6개월 이상 1년 미만 만기 상품의 기본금리를 연 2.1%에서 2.6%로 높였다. 1년 이상 2년 미만 상품은 연 2.3%에서 2.8%로 2년 이상 상품은 연 1.9%에서 2.2%로 각각 인상했다. 지난 10일에는 대표 정기예금인 'WON플러스예금'의 금리도 연 3.2%에서 3.4%로 0.2%p 올렸다. 다른 은행들도 수신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9일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연 3.2%에서 3.4%로 0.2%p 올렸다. 하나은행도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연 3.2%에서 3.3%로 인상했다.

NH농협은행도 'NH올원e예금' 금리를 연 3.25%에서 3.45%로 높였다.

KB국민은행 역시 예금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7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도 높아진 영향이다. 여기에 은행마다 수신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겹치면서 0.1%p라도 높은 금리를 제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상호금융권의 예금금리도 오름세다. 이달 초 새마을금고의 1년 만기 정기예탁금 평균 금리는 연 3.6~3.7% 수준으로 추산됐다. 지난 7월 연 3.48%보다 0.12~0.22%p 높다. 신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도 같은 기간 연 3.56%에서 약 3.7%로 0.14%p 상승했다. 일부 지역 조합에서는 연 4%대 상품도 등장했다. 정읍·우장산·원광·동부·신도·대경새마을금고 등은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4.2%가 넘는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울산동부신협과 울산행복신협은 최고 연 4.3% 금리의 예금을 내놨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가 좁혀지면 자금이 은행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 만큼 수신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73%로 한 달 전 연 3.78%보다 0.05%p 낮아졌다.

지난 7월 12일 연 3.93%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0.20%p 떨어졌다.

고금리 상품도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연 4%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12개월 만기 저축은행 예금상품은 지난 7월 말 105개에 달했지만 이날 기준 13개로 줄었다. 시중은행과 상호금융권이 금리를 올리면서 저축은행만 수신 경쟁에서 한발 물러난 셈이다.

저축은행들은 상반기 증시로 자금이 빠져나가자 수신 이탈을 막기 위해 경쟁적으로 예금금리를 높였다.

이후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은 데다 하반기 만기 도래 자금에 대비한 유동성도 상당 부분 확보하면서 높은 금리를 유지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대출 자산을 늘리기 어려운 점도 예금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권별 수신 잔액 추이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신협의 수신 잔액은 140조36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조5312억원 감소했다.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도 243조2478억원으로 같은 기간 17조3529억원 줄었다. 반면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99조5159억원에서 100조3558억원으로 8399억원 증가했다.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만기 해지에 대비해 필요한 유동성은 이미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로 보인다"며 "대출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만큼 추가 이자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예금을 확대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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