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후보자 청문회 통과시 첫 주재 전망
15일 5대은행 가계대출 담당자 소집 점검회의
금융당국,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서 종합 대책
글로벌 경제에 미국발(發) 고금리 장기화와 국제유가 급등이 맞물린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차기 경제 컨트롤타워로 지명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취임 직후 거시경제·금융 수장들이 모이는 ‘F4 회의’를 주재하며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할 첫 데뷔전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이 예정된 오는 17일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금융감독원장 등 거시경제·금융 수장 4인이 모이는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F4)’를 개최한다. 1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형일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이 회의는 새 경제팀의 첫 공식 행보가 된다.
회의 테이블에는 미 FOMC 결과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와 대응 방안이 최우선으로 오를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금감원 역시 17일 미 금리 인상 확정 시 이찬진 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기업 자금조달 여건과 차주들의 이자 부담 증폭 현황을 밀착 점검할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매크로 환경은 살얼음판이다. 미국·이란 간 지정학적 갈등 격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 물가 상승 우려에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연 5%를 넘어섰다. 한국 국고채 3년물 금리 역시 약 3년 만에 4%대를 돌파하는 등 시장금리가 요동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자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상 9월 FOMC 금리 인상 확률은 하루 만에 72%에서 87%로 급등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3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고 한은(기준금리 3.00%) 역시 두 달 연속 인상을 단행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시중금리 급등기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억제와 차주 리스크 관리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금융위는 당장 15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실무 점검회의를 진행한다. 가을 이사 철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자금 수요가 폭발할 수 있는 만큼 각 은행이 설정한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치를 엄격히 준수하고 있는지 현미경 검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차주의 이자 부담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헤지하기 위한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확대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관건은 금리 경쟁력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10년 고정금리 주담대와 일반 6개월 변동금리 주담대의 금리 격차는 1%p에 육박해 금융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당국은 은행권에 총량 및 자본규제 측면에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변동금리 수준에 필적하는 고정금리 상품 출시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고금리 파고의 직격탄을 맞는 취약차주 보호를 위한 구명조끼 마련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최근 내부 간부회의에서 “본격적인 고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만큼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 확대 문제를 현미경처럼 면밀히 들여다볼 것”을 특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에 화답해 금융 공공기관이 보유한 20년 이상 장기 연체채권의 일괄 소각, 햇살론 일반·특례보증의 연간 공급 규모 확대 등 굵직한 서민금융 지원책을 준비 중이다. 금융위는 민간 금융권의 자발적 재원 출연을 유도하여 실효성을 높인 뒤 조만간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어 종합 대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주형연 기자(jh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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