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 음료 중심의 골목 편의점들이 상권에 맞춰 라면, 뷰티, 신선식품을 전진 배치한 '특화 매장'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있다. 결과는 '매출 잭팟'. 획일성을 벗어던진 특화점들이 일반 매장을 압도하는 실적을 증명하면서, 편의점이 단순 소매점을 넘어 고객이 일부러 찾아오는 '목적 구매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상권 맞춤형 특화 매장들이 뚜렷한 모객 효과를 거두며 업계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신선식품 구색을 500여종 늘린 GS25의 '신선강화형 매장'(1041점)은 일반 매장보다 일평균 매출이 100만원 이상 높다. 방문객 수와 객단가 역시 각각 36%, 15% 늘었다. 식재료 비중을 15%로 높인 CU '장보기 특화점'(300여점)의 올 1~8월 식재료 매출은 51.6% 급증해 전국 평균(20.0%)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관광객과 1인 가구를 노린 특화점도 실적이 좋다. 벽면에 170여종의 라면을 꽉 채운 이마트24 명동점 'K-푸드랩'과 서울숲 '디저트랩' 등 2곳의 올 상반기 일평균 매출은 전체 점포 평균보다 123%(2.2배) 높았다. 전통 기념품을 앞세운 CU '관광상품 특화점'(500여점)도 1~8월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7% 뛰었다.
세븐일레븐의 상권 맞춤형 모델 '뉴웨이브'로 전환한 점포들은 고객수와 객단가가 기존 대비 최대 60% 늘었다. 간편식, 와인, 신선식품, 뷰티 등 핵심 카테고리 매출은 2배에서 최대 20배까지 치솟았다.
입지적 한계를 깬 공간 특화 실험도 활발하다. 흉물로 방치되던 폐주유소를 개조해 휴게 공간을 극대화한 'CU 리퓨얼(Re:fuel) 소흘IC점'은 최근 2주(8월 24일~9월 6일) 매출과 고객수가 개점 초기 대비 각각 18.5%, 14.8% 늘었다. 체류 시간이 길어지며 즉석조리·도시락 매출이 50%가량 늘었고, 통상 2% 안팎이던 면류 매출 비중은 8%로 확대됐다.
일본 역시 '공간 혁신'이 편의점 생존의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다. 일본 패밀리마트가 지난 7월 도쿄 아자부다이힐스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파미마 파크'는 디자이너 니고(NIGO)와 협업해 미래지향적 편집숍 형태로 꾸며졌다. 자체 의류와 한정판 굿즈를 앞세워 단순 편의점이 아닌 '목적형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국내 편의점 업계도 소용량 건강기능식품·뷰티 전용 매대를 키우고 스포츠 구단 협업 매장을 늘리는 등 '킬러 콘텐츠' 발굴에 한창이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단순 출점 경쟁을 넘어 빅데이터 기반의 체질 전환에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매장이 똑같은 상품을 팔던 표준화 시대는 끝났다"며 "앞으 편의점은 타깃 고객과 상권에 맞춰 형태가 달라지는 지역 거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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