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충전소 폭증에 휘발유 소비 ‘뚝’
중동 불안 속 글로벌 유가 상승 억제 ‘안전판’
한때 세계의 굴뚝으로 불리며 환경오염 비난을 받았던 중국이 탄소 저감의 모범 사례로 확 바뀌었다. 정부의 강력한 친환경 정책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성과를 내며 중국의 올해 석유 수요는 전년보다 8.9% 감소해 3년 연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석유화공(시노펙) 산하 경제기술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하루 평균 석유 수요가 60만배럴씩 줄어 전년 대비 8.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커진 가운데,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은 석유제품 수요를 계속 줄이며 중동발 충격파를 최소화하고 있다.
시노펙에 따르면 유종별로는 휘발유와 경유의 수요 감소가 두드러지는 추세다. 올해 중국의 휘발유 소비량은 전년보다 8.7% 감소한 1억4900만톤, 경유 소비량은 11.4% 줄어든 1억6400만톤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 소비량 감소의 요인으로는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차의 빠른 보급과 충전 인프라 확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 항공유 수요는 4155만톤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TV와 스마트폰 등 IT기기 등의 수출 확대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중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2305만7000개로 1년 전보다 43.2% 증가했다.
또 다른 중국 국영석유기업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산하 중국석유계획총원도 지난 6월 신에너지 전환과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중국의 석유 소비가 전년보다 4.9% 감소한 7억5300만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연구원은 또 석유화학 부문의 수요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한국보다는 낫지만, 전반적인 수요 침체로 인한 생산량 감축 시점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화학 산업의 이익은 올해 1∼7월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급증했지만, 높은 비용과 재고 부담 등의 영향으로 실질적인 수요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라고 연구원은 평가했다.
올해 중국의 원유 처리량은 6억9700만톤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4% 감소한 수준으로, 정유설비 가동률은 73.2%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중국 정유산업의 과잉설비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봤다.
중국의 정유 능력이 올해 연간 9억5200만톤, 하루 1904만배럴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정책 규제가 강화되고 석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이후 과잉 정유 설비의 퇴출이 빨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생산제품 구성이 단순한 중소형 정유업체를 중심으로 연간 총 8000만∼1억톤 규모의 정유 능력이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연간 정유 능력은 2030년 말 9억∼9억100만톤까지 줄어들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이는 올해 예상되는 정유 능력 9억5200만톤과 비교하면 최대 5.5% 감소한 수준이다.
강민성 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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