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지율 하락 부동산·ETF가 원인, 국민 신뢰할 수 있는 대책 내놔야

민주·국힘 지지층 극대화 몰두, 상대편 악마화 내부 결집하는 정치해

정치가 국민의 삶 지켜야… 경제 안정돼야 허리가 강한 나라될 수 있어

‘호르무즈 파병’ 신중해야… 미중 경쟁속 큰 국가 전략 하에서 결정 필요

지금은 미래로 가는 투자해야 할 때, 반도체 세수 활용 이기는 선택해야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슬기기자 9904sul@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슬기기자 9904sul@

[]에게 고견을 듣는다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이재명 정부에 부담이 돼선 안됩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아야 합니다.”

10일 여의도 국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광재(61)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대 이슈인 김승원·용혜인 후보에 대한 얘기부터 꺼냈다. 본인들이 장관 자리에 맞는지 잘 판단해야 한다며, 특히 용혜인 후보는 청문회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스스로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나 국힘 모두 자기 지지층 극대화에 몰두하고 상대편을 악마화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며 이제 정치가 중도층을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산층, 중소·중견 기업, 중소 도시가 강해지고 국민 삶이 안정되게 만드는 게 정치에 주어진 제1 과제라며 , 민주당이 가야할 길도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 삶의 질이 정부와 여당의 성적표가 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의 실종은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되는가에 대한 합치된 목표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며 선거구제를 바꾸고 양원제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개헌은 권력 구조 개편보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파병’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개진했다. 큰 국가 전략 하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경제의 성장과 안정이 시급하다며 미중 기술 패권 시대, 우리도 과감히 미래로 가는 투자를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내년 821조원 규모의 정부 예산을 활용해 기술 경쟁에서 이기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쌈짓돈’ 논란이 나오는 162조 규모의 미래대응기금과 관련해선 국회에서 씀씀이를 깐깐하게 따질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부동산과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가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근본 윈인이라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 공급 대책을 빨리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분형 주택과 선청약 제도의 과감한 시행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새 벤처시대를 열어 성장 동력을 만들면 증시도 좀 더 활력이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경제 성장의 저변 넓혀 반도체 같은 경쟁력을 가진 업종 10개 정도는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이밖에 전국 330개 대학을 혁신 기지로 만들면 일자리와 주택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며 교육 자치와 지방 자치를 통합해 돈의 물꼬가 사람에게 투자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4선의 중진 정치인이다. 강원도 평창 출신으로 원주고와 연세대 법대를 나왔다. 1988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직후 보좌관으로 채용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강원도지사, 국회사무총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6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경기 하남시갑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되며 국회에 재입성했다. 중도 실용주의 성향의 대표적인 ‘정책통’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서로 ‘국민을 부자로 만드는 나라’ 등이 있다.

대담 = 강현철 논설실장

-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역대 최대인 821조원 규모로 편성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민생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재정 폭주’라는 입장이 갈리고 있습니다. 내년 예산안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저는 과감히 미래로 가는 투자를 해야 될 때라고 봅니다. 미중 기술 패권 전쟁 시대입니다. 구글만 하더라도 막대한 회사채를 발행해 엄청난 투자를 하잖아요. 지금은 투자의 시대라고 보여집니다. 두 번째는 새로운 기술 혁명을 쫓아가기 위해 또는 뒤처지는 사람을 위해 정부가 지원해야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 좋은 점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덕분에 재정적 여력도 생겼습니다. 물론 (국가) 부채 또한 부분적으로 갚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2030년 적자성 국가채무가 1300조원을 돌파하고 연 이자만도 50조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가 지속될 수는 없을텐데 국회가 재정건전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덕분에 국가채무 비율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오히려 낮아집니다. 가계에서도 은행 부채를 갚는 게 나을까 아니면 투자를 해 플러스 알파를 더 얻어내는 게 나을까를 결정하게 됩니다. 지금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좀 더 미래로 가는 투자를 해 이익을 더 내는 쪽을 선택하는 게 미래를 한 단계 앞당기는 쪽이라고 봅니다.”

- 국민의힘은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국회 통제를 벗어난 ‘정부의 쌈짓돈’이라 비판합니다. 위원장님은 과감한 투자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셨는데, 어떤 방식으로 통제 장치를 마련하실 계획입니까?

“실제로 국회 예산 심사를 보게 되면 굉장히 깐깐하게 따집니다. 그래서 함부로 쓸 수는 없습니다. 예비 타당성 심사를 해야 되고 또 국회라는 심사 과정 없이 기금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어디에 보다 더 집중할 것인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의 어디에 대응하는 게 좋을지 컨센서스를 모아가야 되는 거죠. 심사와 심의 절차는 철저하다고 봐야 합니다.”

-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 성장률이 3%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극화와 부동산·물가 상승 등의 문제도 적지 않은데 우리 경제의 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3%의 경제 성장을 이루는 것 자체를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성장률을 높이지 않으면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반도체만 가지고 성장을 해서는 곤란합니다. 저변이 넓은 성장을 해야 된다는 게 하나의 과제일 거고요. 두 번째로는 지금 AI(인공지능) 시대의 하이테크 분야에서만 성장이 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중동 전쟁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 서민들도 어렵습니다. 이런 데 지원이 필요합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은 미래로 기술 경쟁에서 이기는 선택을 해야 된다는 겁니다. 미국의 연방정부가 인텔 주식을 살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었겠습니까? 화웨이 등 중국의 전기자동차나 배터리 산업을 이끌어가는 기업들도 대부분 국영입니다. 미국도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 자국의 전기차나 배터리 업체를 과감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세계적인 산업 경쟁에 뒤처지면 안됩니다. 반도체가 경제고 반도체가 기술이고 반도체가 안보고 반도체가 외교인데 반도체 같은 업종을 10개 정도 가지고 있으면 세계 어디를 가든 우리를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리밖에 할 수 없는 것을 가질 때 살아나갈 수 있는 거라고 봅니다.”

-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해 30%대까지 내려왔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취임 이후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는데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부동산과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조정받으면서 (투자자들이) 자산 손실을 봤습니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 공급 대책을 빨리 내놔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지분형 주택과 선청약 제도를 과감하게 시행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지구를 발표하면서 주택 지분의 20%만 납입하면 자기 집이 되게 하는 겁니다. 6년 뒤에 공급이 될때 공급가액이 100원이면 이자율은 얼마일 거다라는 확정 상품을 내놓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일단 20%니까 젊은이들이 (집 구하는 것을)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선청약을 하게 되면 일단 계약 후 주택 구입에 대한 우려는 줄어듭니다. 막차 타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으니까요. 국공유지 등을 활용하면 좀 더 저렴한 질 좋은 주택을 만들어낼 수 있어 지분형과 선청약 제도를 빨리해 주택 문제를 안정화시켜야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IT벤처 설립이 활발해져 네이버, 카카오가 등장했습니다. 주식 시장도 벤처의 시대가 다시 와야 합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한화,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은 잘 해 나갈 겁니다. 그외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을 만드는 새 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된다고 봅니다.”

- 2차 개각과 관련,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지지율 하락엔 두 후보자도 한 원인 아닐까요?

“(용혜인 후보의 경우)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봅니다. 장관이 된다는 게 행복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옛말에 행복을 다 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자리에 맞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잘 판단해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권의 부담이 되지 않아야 된다고 봐요. 결국 본인의 결단도 중요할 것이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아야 합니다. 청문회까지 가게 될지는 모르겠는데 청문회에 가게 되면 억울한 게 있으면 밝히고. 그리고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린 거 아닌가 싶어요. 또 한편으로는 한동훈 의원의 태도는 진짜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 “진보든 보수든 집권하면 결국 중도로 가더라”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자주 인용하셨습니다. 현재 민주당이 협치나 통합의 가치를 잃어버렸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과거에는 누가 중간층을 획득하느냐가 정당의 기본 선거 전략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모두 여의도 정치권이 자기 지지층을 극대화하는데 몰두하고 있습니다. 자기 지지층을 극대화하려고 상대편을 악마화하는 거죠. 그래서 전선 구도를 만들어서 내부를 결집하는 정치를 여의도에서 하고 있는데 이제 거기에서 벗아나야 합니다. 내란도 거의 극복해 나가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내부의 결집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중도층을 향해야 합니다. 중도라는 건 다른 데 있는 게 아니고 경제에 있습니다. 중산층 중견기업 중소기업 중소도시 등 중간층의 삶이 안정되게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봅니다. 경제가 안정되지 않으면 양극단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를 안정화시키는 건 허리가 강한 나라가 되는 거고 이는 중산층 중소기업 중견기업 중소 도시가 강해져야 됩니다. 그런 면에서 허리가 강하고 삶이 안정화돼야 되는데 결국 일자리와 주택 문제, 안전한 노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민주당이 과감한 도전을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가령 태어나면 1억을 국부펀드에 넣고 이걸 연 7%로 운용하면 20살이 되면 3억8600만원이 됩니다. 그러면 1억을 청년이 도전할 수 있는 마중물로 쓰게 하고 나머지를 65세까지 45년 운용하면 거의 60억원이 됩니다. 그때 40억원을 은퇴 자금으로 주고 20억원을 국가가 회수합니다. 이런 형태로 지속 가능한 사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 이게 저의 소망입니다.”

-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이 반등하려면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 거군요.

“정치가 국민의 삶을 지켜야 합니다. 노인분들은 보통 5, 6년 정도 아프시다가 돌아가시는데 자식도 간병인도 너무 힘듭니다. 젊은이는 두려움없이 도전하게 하고, 30~40대는 아이를 어려움없이 키우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국민 삶이 안정되게 만드는 게 정치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민주당이 가야 될 길입니다.”

-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던 노무현 정부 시절 지지층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국익을 위한 결단이 있었습니다. 현 정부도 국익을 위해 결단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하나는 교육혁명입니다. AI 시대 수능 시험을 계속 쳐야 할까요? 미국의 SAT 시험처럼 준비되면 치면 안되나요? 두 번째로는 대학교를 일자리 발전소로 만들어 일자리와 청년 주택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겁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영국 옥스퍼드 대학도 학교안에 기숙사가 많습니다. 이렇게 하면 청년 주택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될 겁니다. 그리고 기업이나 기업 연구소가 대학안에 들어갈 수도 있고. 공단 주변에 있는 대학 같은 경우에는 대학에 아파트나 연구소를 지으면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 대학이 위기이지 않습니까? 이렇게 330개 대학을 혁신 기지로 만들면 저는 일자리도 생기고 주택 문제도 해결하고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삶의 질도 개선하고 노후 은퇴자도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 겁니다. 교육 혁명과 공간 혁명 그게 결국은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봅니다.교육 자치와 지방 자치를 통합해 돈의 물꼬가 사람에게 투자하는 그런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그런 결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과 관련, 중동서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대한민국이 군사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라크전에 파병 결정을 내렸는데 ‘호르무즈 파병’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매우 신중해야 된다고 봅니다. 큰 국가 전략 하에서 결정해야 된다고 봐요.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되시고 나서 참모들을 불렀어요. ‘우리가 미국 없이 살 수 있어요 없어요? 각자 공부를 해 가지고 만납시다’. 모두의 결론은 ‘한미 동맹이 중요합니다. 미국은 중요합니다’였습니다. 노 대통령의 두 번째 질문은 ‘그럼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하면 잘 되는 겁니까? 아니면 우리 길을 찾아야 합니까?’ 그래서 연구를 했죠. 그 결과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였고 용산 미군기지 이전, 세계 최강의 평택 미군기지 건설, 제주 해군기지 건설 그리고 전시작전권 반환 등이었습니다. 일종의 전략을 가지고 움직였다는 얘기입니다. 이라크 파병도 그 중 하나죠. 그런데 지금은 호르무즈 하나만 부딪히고 있습니다. 미중 패권 전쟁 시대에 어떤 국가 전략을 가지고 갈 것인가라는 큰 그림 아래 한미 동맹에 기여하면서도 우리 길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의회 정치가 실종됐다는 비판이 강합니다. 여야 협치를 복원할 카드는 없을까요?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되는가에 대한 합치된 목표가 부재합니다. 이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선거구제 자체를 바꿀 필요도 있습니다. (투표의 비례성을 높일 수 있는) 소선거구제에 기반해 복합 선거구를 만드는 것도 방법일 수 있고. 만약 개헌이 있다면 양원제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강원도 면적이 저렇게 넓은데 국회의원은 몇 명 안됩니다. 제가 처음 의원에 당선된 태백 영월 평창 정선은 서울 면적의 8배 반입니다. 그런데 강원도는 인구가 주니까 점점 더 의원 수가 줄어들고 서울만 늘어납니다. 이러면 지역 균형 발전이 국회에서 목소리로 자리 잡을까요? 그리고 정당이 공천해 주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정치인들이 존재하도록 틀이 있어야 됩니다.”

- 개헌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다들 권력 구조를 바꾸는 개헌에만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헌법에 행복 추구권이 있는데 행복을 추구할 권리만 주지 말고 행복을 요구하고 행복을 지켜주는 정부라는 방향의 개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민의 삶의 질이 정부의 성적표가 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일자리, 집, 보육, 교육, 의료, 노후 연금, 문화 생활 등을 아우르는 지표를 만들어 국민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정부와 정치의 목표라는 것을 명확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보면 권력 구조에는 군주정도 있고 귀족정도 있고 민주정도 있습니다. 군주정이 잘못되면 독재 정치가 되고, 귀족정이 잘못되면 엘리트 정치가 되고, 민주정이 잘못되면 우민 정치가 됩니다. 정치 제도도 중요하지만 중산층이 잘 살고 시민의 정치적 참여가 높은 나라일수록 잘 사는 나라입니다. 국민의 삶을 지켜주고 안정되게 만들기 위한 헌법 개정 논의를 해나가면 개헌 논의가 좀 더 풍부해질 겁다. 너무 권력 구조 문제만 따지니 이해관계로 인해 대통령 선거 전에는 개헌을 한다고 그랬다가 선거가 끝나면 또 안 하게 되는 일이 되풀이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 미·중 패권 경쟁 속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이 시급합니다. 외교와 경제를 모두 아우르는 전문가로서, 대한민국이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원픽(One-pick) 전략’은 무엇입니까?

“하나는 반도체처럼 경제력과 기술력에서 압도적인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외교의 기본인 ‘친구는 많이, 적은 적게’ 만드는 소프트 파워 전략입니다. 과거 선교사들이 배를 타고 라디오를 가져오고 무성 영화를 가져왔어요. 학교를 지어주고 병원EH 지어줬죠. 21세기 우리는 AI의 플랫폼을 다른 나라에 줘야 합니다. EBS와 방송통신대학 모델을 AI에 장착해 다른 나라를 지원하고 그것이 세계적인 플랫폼이 되게 하는 겁니다. 이 AI 문화 플랫폼과 K콘텐츠를 삼성전자 휴대폰, LG전자 TV, 현대자동차의 디바이스에 탑재하면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이 늘어나겠죠. 세 번째로는 대만이라는 펄펄 끓는 압력밥솥입니다. 대만 해협이 태풍의 핵으로 부상했는데 미중일러, 북한과 몽골, 유럽과 캐나다와 협력해야 북극 항로 문을 여는 겁니다. 그러면 북한 앞바다가 평화의 바다가 됩니다. 이 협력의 길을 만들어내는 전략을 재정비하고 추진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 청년 세대의 좌절감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기회를 잡고 도전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결국은 일자리와 주택 문제인데요. 정부가 대학을 일자리 발전소를 만들면 수많은 벤처 기업이 생기고 이 벤처 기업이 성공해 김대중 정부 시절처럼 벤처 CEO가 결혼 대상 1위가 되는 나라가 돼야 일자리가 열리고 활력이 생깁니다. 또 하나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사람에 투자하는, 그러니까 채용의 문을 좀 활짝 열었으면 좋겠어요. 삼성전자는 이번에 신입사원 공채를 했는데 SK도 공채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방위산업체인 한화와 증권사들도 엄청난 이익을 낸다는데 다시 공채의 시대가 열렸으면 합니다. 국가도 노력하지만 민간 기업도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젊은이들이 믿고 일을 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이 2차 3차 4차 벤더에 과감히 투자해주면 그 기업들도 공채를 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해야 국민들이 아 세금으로 기업들을 도와주니 기업들이 일자리를 만드는구나 라고 생각할 겁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직원들한테 성과급 몇 억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벤더에 투자하고 공채 시대도 열어 AI 혁명을 가속화해야 합니다. 비용을 줄여 세계적으로 성공했던 나라는 없어요, 도전을 통해서 미래로 가는 거지. 그러니까 젊은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정부도 만들고 민간 기업도 만들어야 합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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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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