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안도걸 의원·핀산협 토론회… 김효봉 변호사 "모호한 라이선스 기준 정비 시급"
디지털자산과 전통 금융 간 경계가 빠르게 흐려지고 있지만, 모호한 인허가 체계와 제도적 공백이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서울 영등포구 포스트타워에서 '디지털자산 금융 혁신 사례와 대응 전략' 국회 토론회를 공동 개최하고 글로벌 규제 동향과 국내 인프라 설계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간 융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반면, 한국은 제도적 공백과 규제 모호성으로 인해 산업 확장이 가로막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미국은 비조치 의견서(No-Action Letter)와 규제 가이던스를 통해 전통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수탁이나 온체인 금융에 진출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길을 열어주고 있다"며 "반면 국내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디지털자산 관련 비즈니스를 시도하려 해도 어떤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하는지 기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특히 전자지급결제대행(PG)이나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상자산 및 스테이블코인과 결합할 때 발생하는 '이중 라이선스(Dual License)' 문제를 대표적 걸림돌로 지목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의 경우 단일 서비스는 단일 금융 규제로 분류한다는 원칙 아래 통합 지침이 마련되기 전까지 비조치 의견을 통해 시장 혼란을 사전에 차단했다"며 "한국 역시 금융당국이 명확한 가이던스를 제공하고 입법부가 현장 의견을 반영한 법적 기준을 서둘러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향후 디지털자산 시장이 비수탁형 지갑 중심의 '슈퍼앱'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내다보며, 전통적인 분절형 규제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독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변호사는 "기술적 지원과 인가 대상 금융 서비스를 명확히 가르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규제 설계 과정에서 산업계의 전문성을 공식적으로 수렴하는 입법 통로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회사를 맡은 안 의원은 "디지털자산과 이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의 제도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막연한 규제나 무분별한 완화가 아닌, 금융 혁신 기회를 살리면서도 잠재적 리스크에 대비하는 정밀한 제도 설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축사를 맡은 김종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실물연계자산(RWA) 등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의 결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과 시장 신뢰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함께 구축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pjw1978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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