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힘입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2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증권사는 거래대금 급증과 자기매매 호조로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 5조원을 넘어섰고, 자산운용사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에 힘입어 2조원대 후반의 순이익을 거뒀다. 두 업권이 석 달간 벌어들인 순이익만 7조8803억원에 달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7조8803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5조7932억원보다 약 36.0%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 3조7057억원과 비교하면 112.7% 늘어 두 배를 웃돌았다.
2분기 증권사 61곳의 당기순이익은 5조191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0% 늘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82.1% 증가했다. 증시가 활기를 띠면서 거래 수수료와 자기매매 부문이 동시에 개선된 영향이다.
실제 2분기 증권사의 수수료수익은 8조867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탁수수료가 5조7708억원으로 34.0% 늘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775조원에서 4438조원으로 59.9% 증가했다.
자산관리부문 수수료 증가세는 더 가팔랐다. 투자일임수수료 증가 등에 힘입어 관련 수익은 전분기보다 56.7% 늘어난 1조531억원을 기록했다. IB부문 수수료도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증가 등의 영향으로 27.5% 증가한 1조2008억원으로 집계됐다. 주가 상승은 증권사의 자기매매 실적도 끌어올렸다. 2분기 자기매매손익은 5조982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5.8% 증가했다. 주식·펀드 관련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 파생상품 관련 손실 확대를 상쇄했다.
자산운용업계는 증권사보다 실적 증가 폭이 더 컸다. 2분기 자산운용사 513곳의 당기순이익은 2조688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3.4%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14.3%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2조419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8.9% 증가했다.
증시 상승과 ETF 시장 확대가 운용사 실적을 밀어 올렸다. 6월 말 기준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2777조50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421조8000억원, 17.9% 증가했다. 펀드 순자산은 1730조9000억원, 투자일임평가액은 1046조6000억원으로 각각 16.1%, 20.9% 늘었다.
특히 공모펀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공모펀드 순자산은 897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ETF 순자산가치(NAV)는 360조7000억원에서 512조4000억원으로 42.1% 불어났다. 코스피가 3월 말 5052에서 6월 말 8476으로 67.8% 급등하면서 주식형 펀드 자산도 54.1% 증가했다.
운용자산 증가가 수수료 수익으로 이어졌다. 자산운용사의 2분기 수수료수익은 2조607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7.7% 증가했다. 펀드 관련 수수료가 39.1% 늘어난 2조326억원을 기록했고, 일임·자문 수수료도 33.1% 증가한 5746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유재산 운용 등에 따른 증권투자손익 역시 8297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159.6% 늘었다.
다만 증시 활황의 온기가 업계 전반에 고르게 퍼진 것은 아니다. 전체 자산운용사 513곳 가운데 흑자를 기록한 곳은 293곳으로 57.1%에 그쳤다. 적자회사 비율은 42.9%로 전분기 37.6%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특히 사모운용사 436곳 가운데 적자회사 비율은 47.9%로 전분기보다 6.4%포인트 상승했다. 공모펀드와 ETF를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운용사 간 실적 양극화가 이어진 셈이다.
금감원은 "증시 상승으로 금융투자업계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운용업계에 대해선 특정 업종·종목으로의 자금 편중과 ETF 등의 단기매매·레버리지 투자를 위험 요인으로 꼽았으며, 증권사에 대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수익성과 건전성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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