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 상장 후 최고가
본주 대비 43% 비싸게 거래
SK하이닉스 본주 가격과 미국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ADR) 간 가격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ADR이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본주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역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장기화 하는 모습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K하이닉스 ADR은 전날보다 7.05% 오른 198.63달러로 마감해 지난 7월 10일 상장 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는 공모가(149달러) 대비 33% 오른 수준이다. 장중 최고가는 199.87달러였다.
SK하이닉스 ADR 주가가 급등한 데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UBS의 티머시 아커리 애널리스트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2027년까지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서치업체 테크인사이츠 댄 김 최고전략책임자(CSO)도 현재 메모리 시장 과열 수준을 10점 만점에 8점으로 평가하면서 "최소 2027년 말까지 이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릭 디튼 웰스 얼라이언스 사장은 지금의 반도체 산업을 '골드러시 당시의 곡괭이와 삽'에 비유하며 "현재 시장에서 투자자가 반도체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 ADR이 상장 후 최고가로 급등하며 본주와의 가격 차이는 더 벌어졌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코스피에서 18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ADR 1주가 본주(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하는 점을 감안하면 원화 환산 가격은 226만2635원으로, ADR은 본주 대비 43%(80만6635원)의 높은 프리미엄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 1주와 이론적으로 동일한 가치인 ADR 10주를 매입하기 위해선 현재 40% 이상의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SK하이닉스 ADR은 7월 10일 미국 나스닥에서 거래가 시작된 이후 본주 대비 최소 16%에서 최대 51%까지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매수 수요 폭증과 유통물량 부족이 SK하이닉스의 ADR 가격이 원주보다 높게 거래되는 '역 김치 프리미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미국의 개인투자자, 기관들의 ADR 매수가 몰리면서 가격이 크게 뛰었다.
SK하이닉스 ADR과 본주 간 근본적인 가격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상호전환이 7월 29일부터 가능해졌지만, 가격 차이를 좁혀줄 차익거래 창구는 아직도 막혀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본주를 ADR로 바꿀 수 있는 한도는 1억7790만주, 발행주식의 2.5%이지만 이미 전량 소진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본주를 ADR로 전환해 미국 시장에서 매도하는 차익거래가 가능해지면, 한쪽으로 몰렸던 수급이 조정되며 ADR의 프리미엄이 축소되고 본주와의 가격 격차가 완화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SK하이닉스 ADR 교환 비중이 워낙 낮은 편인데, 회사는 이를 중장기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라며 "다만 이는 독적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유관기관과 지속적인 협의 하에 의사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미정 기자 m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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