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TB 데이터 정제·파인튜닝·성능검증

"글로벌 모델 추격… 北 위협정보가 강점"

전은숙 LG CNS 보안사업담당 담당. LG CNS 제공
전은숙 LG CNS 보안사업담당 담당. LG CNS 제공

"글로벌 모델을 가져다 쓸 수도 있겠지만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우리만의 인공지능(AI)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전은숙(사진) LG CNS 보안사업담당은 최근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 '사이버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의의를 이같이 밝혔다. 해외 빅테크 모델이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지만 비용과 기능 제약, 수출통제 같은 변수까지 감안하면 국가 핵심 보안을 전적으로 외부에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금이라도 빨리 만들어서 따라잡아야 나중에 활용도 하고 글로벌과 교류할 수도 있다"며 "보안은 효율성만으로 볼 수 없다. 조금 어렵더라도 꼭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일 이 사업 수행기관으로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주관사 네이버클라우드와 LG CNS·LG AI연구원·LG유플러스 등 총 33개 산·학·연·공공기관이 참여한다. 정부는 10개월간 엔비디아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 256장을 지원하고 5개월 뒤 중간평가를 한다.

컨소시엄은 '하이퍼클로바X'와 '엑사원' 기반으로 방어와 공격 역량을 각각 강화한 700B급 전문가혼합(MoE) 모델 2종을 개발하고 약 830테라바이트(TB)의 보안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LG CNS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사업 전반을 조율하면서 모델과 현장을 잇는 역할을 맡는다. LG AI연구원이 엑사원 기반 공격 특화 모델을 개발하고 LGU+가 통신 네트워크 데이터 제공과 실증을 담당한다.

특히 LG CNS는 학습데이터 정제·라벨링·표준화와 엑사원 파인튜닝, 성능 검증, 향후 사업화를 맡는다. 회사의 화이트해커 중심 레드팀과 침해대응 전문가 중심 블루팀이 공격·방어 하네스를 만들어 모델을 검증한다. 전 담당은 "자사 AI연구소 인력도 함께 참여한다"며 "영역별 전문가를 TF 형태의 가상팀으로 묶어 진행할 것"이라고 공유했다.

전은숙 LG CNS 보안사업담당 담당. LG CNS 제공
전은숙 LG CNS 보안사업담당 담당. LG CNS 제공

성능 목표도 공격적이다. 전 담당은 "제안에서 보안 벤치마크 기준 글로벌 모델의 10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현재는 GLM-5.3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과 방어 모델을 따로 키우는 것도 단기간에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전 담당은 "한쪽 기능을 먼저 확 높인 뒤 서로 교차 검증하면서 최종적으로는 모두 잘하는 모델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형 보안모델의 강점은 역설적으로 북한발 사이버위협에서 비롯된다. 전 담당은 "한국산 위협인텔리전스(TI)를 글로벌에서 사는 이유 중 하나가 북한 관련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차별화 요소로 꼽았다. 국내 보안업체들이 축적한 지역·산업 특화 데이터를 결합해 실질적인 위협 대응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가장 큰 난관도 데이터다. 그는 "빠른 시간 안에 유용한 학습데이터를 만들고 확보하는 게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고 짚었다.

LG CNS는 모델 개발 이후 실제 보안서비스로 연결하는 '딜리버리' 역량도 강조했다. 2005년부터 보안관제센터(SOC)를 운영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TI와 보안솔루션을 조합해 취약점 조치부터 사고 대응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전 담당은 "여러 정보를 조합해 의미 있는 정보를 찾고 실제 사고 대응까지 하는, 고객이 직접 하기 어려운 전문 역할을 대행하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자부했다.

완성 모델은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이다. LG CNS는 통신 분야를 시작으로 금융·공공 분야 등에서 실증을 수행할 예정이다.

기존 관리형보안서비스(MSSP)에 모델을 결합한 상품과 이를 기반으로 한 AI-SOC 사업도 준비한다. 활용 방식을 보여주는 시연 시나리오를 연내 마련하는 게 목표다.

전 담당은 "고객들은 최신 AI를 보안에 직접 활용하기 어렵고, PoC를 해보면 비용도 너무 비싸다고 느끼고 있다"며 "그에 대한 답을 내려면 이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만든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고도화돼야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보안 학습데이터를 모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과 공유체계, 법령 정비도 함께 준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팽동현 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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