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억제 임무 넘어 인도태평양에서의 역할 논의 필요성 시사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있는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부 건물.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있는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부 건물. [연합뉴스]

미국 해군이 9일(현지시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도입 추진과 관련해 단순한 대외적 상징성이 아닌 구체적이고 타당한 작전상 운용 목적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미 해군 관계자는 하와이 진주만 히캄 합동기지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취재진의 한국 핵잠 도입 관련 질문에 대해 “한국은 핵잠을 보유해야 하는 명확하고 타당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한국이 단지 ‘국격의 상징(status symbol)’ 차원에서 핵잠을 확보하려 한다면 이는 잘못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대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이 인근 해역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핵잠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그 이유를 대신 정해줄 수는 없고 한국 스스로 당위성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언급은 한국의 핵잠 확보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연안 방어 중심의 대북 억제 수준을 넘어, 인도·태평양 등 원해 작전 반경 확대와 대중국 견제 역할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판단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미측의 시각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북러 군사협력에 따른 북한 잠수함 역량 강화 우려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지원은 분명 우려스럽다”면서도 “잠수함 보유가 곧바로 실전 작전 능력을 뜻하진 않으며 아직 심각하게 볼 만한 결정적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한미 간 조선업 협력에 대해선 한국 업체의 수준을 “세계 최고”로 평가하며 미 해군 함정 건조 및 정비 지연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국 등 해외 조선소를 통한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확대 문제에 대해서는 “현행 미 법령상 해외 수리에 엄격한 제약이 있다. 법 개정 없이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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