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보공개 이용·주가조작 등 불법의혹 종합판
제넨셀 강모씨, 허위자료로 주가띄우기
임상승인 호재 뜨자 큰 손들 일제히 매도
고점에 물린 개미는 모든 피해 뒤집어써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불거지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매매는 물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매개로 한 주가조작 의혹까지 검은 거래의 실태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허위 자료 등을 근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계획 승인이 이뤄지기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임상 승인리안 호재가 현실화되는 순간 대규모 매물이 쏟아졌고, 이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큰 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투자업계와 관련 공소장 및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김승원 후보자의 ‘신약 로비 의혹’ 당사자인 제넨셀 창업자 강모 교수는 2021년 10월 19일 제넨셀 지분 66만주와 전환사채(CB) 50억원을 세종메디칼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세종메디칼이 제넨셀의 최대주주가 됐다.
해당 내용은 이튿날 오전 7시 30분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됐다. 강 교수는 그로부터 2시간만인 오전 9시 23분 역시 이번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되는 양모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양모씨는 강 교수의 청탁을 받고 김 후보자에게 접촉,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넨셀의 임상시험 계획 승인과 관련한 연락을 하도록 한 인물이다.
강 교수는 양씨에게 “세종메디칼이 제넨셀 주식을 인수했으므로 세종메디칼 주가가 오를 것”이란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어 약 30분뒤엔 “1억원을 보내겠다, 수익률을 어떻게 나눌지는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주식을 매수하라”는 취지의 추가 메시지와 돈을 송금했다. 양씨는 세종메디칼 1만8920주, 당시 시가 1억2700만원 상당을 매입했다.
상장사 호재성 정보를 입수한 특수관계자와 큰 손이 먼저 움직인 것이다. 공개된 정보만 믿고 투자한 개인아 뒤늦게 위험을 떠안게 되는 국내 주식시장의 검은 병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목이다.
2021년 10월 식약처의 제넨셀에 대한 임상계획 승인 전까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허위·과장 자료 제출 등도 드러났다.
강 교수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하면서 햄스터 동물실험을 한 것처럼 허위로 특허명세서를 작성해 특허청에 제출해 특허 결정을 취득했고, 식약처가 햄스터 동물실험 자료가 필요하다고 하자 실제로 수행하지도 않은 실험을 한 것처럼 자료를 만들어 제출했다.
세종메디칼은 10월 19일 제넨셀 주식과 전환사채(CB)에 총 112억9800만원을 투자해 지분 14.01%를 확보했고, 일주일 뒤인 26일 제넨셀 임상시험 계획이 승인됐다.
곧바로 초기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졌고, 일부 조합은 임상 승인 다음날인 27일부터 이틀 동안 세종메디칼 지분을 모두 장내 매도했다. 공시된 거래를 합산하면 매도대금은 약 809억원, 취득가 대비 단순 차익은 약 183억원으로 추산된다.
임상 승인이라는 호재가 현실화한 뒤, 그 다음날인 10월 27일 장중 8760원까지 치솟았던 세종메디칼 주가는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한가인 5300원으로 추락했다. 28일에도 22% 넘게 떨어진 데 이어 29일에는 4115원까지 밀렸다. 27∼28일 이틀간 사라진 시가총액은 약 1500억원에 이른다. 초기 투자자들이 수백억원어치 주식을 처분하면서 주가가 나흘 만에 반 토막이 된 것이다.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를 결정했던 일반 투자자들에겐 악몽의 연속이었다.
허위 자료로 승인을 받아냈던 임상은 중단됐고, 손실이 지속되며 주가가 412원까지 추락했다. 현재는 매매거래가 정지된 채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한국거래소와 법적 다툼을 진행 중이다.
강 교수의 코로나19 신약 불법청탁 의혹과 관련한 피해자는 최소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메디칼·제넨셀 주주연대는 최근 재판부에 제출한 엄벌 탄원서에서 약 700명의 소액주주가 결집했다.
2020년 11월 제넨셀에 15억원을 투자한 코스닥기업 KH필룩스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KH필룩스는 배상윤씨가 무자본 M&A로 인수한 코스닥 기업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배씨에 대해 최근 “쌍방울 대북송금의 핵심 김성태 전 회장과 ‘경제공동체’로 불리는 인물이며, 현재 수천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까지 내려진 해외 도피 사범”이라며 “대장동 김만배와도 금전적으로 얽혀 있다는 의혹마저 받는 자다. 또 공교롭게도, 김승원 후보자는 그 김만배와 수원 수성고 동문”이라고 주장했다.
양호연 기자(hy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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