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제공]
[동양생명 제공]

금융위원회가 고객의 개인신용정보를 동의 없이 자회사에 넘긴 동양생명에 대해 약 7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당초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단계에서 거론됐던 1400억원대의 과징금 폭탄과 비교해 95%가량 대폭 삭감된 규모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동양생명 제재안을 최종 의결했다.

앞서 금감원은 2022년 동양생명이 고객 동의 없이 개인신용정보를 자회사 법인보험대리점(GA)에 제공한 혐의를 적발, 제재심에서 1400억원대 과징금을 산정했다. 그러나 최종 제재 권한을 쥔 금융위의 판단은 달랐다. 위반 행위의 중대성에 비해 1400억원이라는 징벌적 수준의 과징금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비례의 원칙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가 과징금을 대폭 감경한 것은 정보가 제공된 대상이 외부의 완전한 제3자가 아닌 동양생명의 자회사(GA)였다는 점이 1차적으로 참작됐다. 과거 금융권을 뒤흔들었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들과 비교할 때 이번 건은 유출 규모와 그로 인한 실질적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금감원 적발 사안 중 일부는 법리적 검토를 거쳐 최종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행 법 체계의 구조적 경직성도 이번 삭감 결정의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이나 금융소비자보호법의 경우 사안의 경중에 따라 제재 수위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 반면 현행 신용정보법은 위반 사안이 비교적 경미하더라도 감경할 수 있는 재량적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금융권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금융당국은 이번 동양생명 제재 건을 계기로 신용정보법상의 과징금 부과 체계 전반을 도마 위에 올릴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행 신용정보법상 제재 양정 기준이 현실과 괴리가 있는지 검토하고 보다 합리적이고 비례적인 방향으로 과징금 부과 체계를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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