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C, 위성 광대역용 1000㎒ 추가 개방 추진
유럽 통신사, D2D용 위성 주파수 공동 확보 논의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단순히 위성을 얼마나 많이 띄우느냐를 넘어 서비스에 필요한 주파수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위성통신 서비스가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면서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과제로 떠올랐다.
1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12㎓와 42㎓ 대역에서 1000㎒ 이상의 주파수를 위성 기반 광대역 서비스용으로 추가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새롭게 확보되는 주파수는 가정은 물론 항공기·선박 등에서 고속 위성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위성 지상망에서 늘어나는 통신량을 처리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일부는 위성과 위성이 서로 통신하는 데도 쓰여 위성망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한다.
이번 조치는 저궤도 위성망 구축과 함께 이를 활용한 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관련 시장을 주도하는 스페이스X는 현재 1만개 이상의 스타링크 위성을 운용하며 가정용 인터넷뿐 아니라 기업과 항공·해상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마존 역시 3200개 이상의 위성으로 구성된 저궤도 위성망 '아마존 레오'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7월 기준 390여개의 위성을 쏘아 올렸다.
주파수는 위성과 지상 단말 등이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위성을 띄우더라도 이를 연결할 주파수가 충분하지 않으면 서비스 제공이나 데이터 처리에 제약이 생기게 된다. 위성 서비스가 점점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늘어나는 통신 수요를 감당하려면 새로운 주파수를 확보하거나 기존 주파수의 이용 효율을 높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FCC는 지난 4월 기존 주파수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제도 개편도 단행했다. 저궤도 위성이 정지궤도 위성에 간섭을 일으키지 않도록 신호 세기 등을 제한하던 규제를 완화해 같은 지역에서 동일한 주파수로 더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페이스X와 아마존은 이 같은 방식으로 주파수 이용 효율을 높이면 같은 수의 위성으로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이 기존보다 100~700%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에서도 위성통신용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도이치텔레콤, 오렌지, 보다폰, 텔레포니카 등 유럽 주요 통신사 4곳은 위성과 스마트폰을 직접 연결하는 D2D(Direct to Device) 서비스를 공동 제공하기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5월 이용권이 만료되는 D2D 서비스용 2㎓ 대역 위성 주파수를 공동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행보는 미국 빅테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 사업자가 주도하는 위성통신 서비스를 구축하려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유럽연합(EU)은 유럽 자체 위성통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위성 기반 이동통신에 활용되는 2㎓ 대역 주파수 가운데 일부를 유럽 사업자에 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통신사는 해당 주파수에 공동으로 입찰해 유럽 사업자가 주도하는 D2D 서비스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례는 이동통신사가 위성통신 서비스에 필요한 주파수를 직접 확보하려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기존에 위성 사업자와 제휴해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주파수 확보부터 참여하게 되면 제휴를 넘어 D2D 서비스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이혜선 기자 hs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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